50대 새터민 여성 꿈 이루다
배재대서 사진영상 전공 11일부터 졸업작품전
“남북 체제경험 살린 사진?영상작업으로 통일 앞당기는 밑거름 되고파”
“남과 북 양쪽 체제의 경험을 살린 사진과 영상작품을 만들어 전파함으로써 통일을 앞당기는데 남은 인생을 쏟아 붓겠습니다.”
50대 여성 새터민이 암을 극복하고 대학에서 사진영상을 전공, 졸업작품전을 가져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배재대 사진영상디자인학부 4학년 염금순씨(55). 염씨는 11일~17일까지 대전예술가의 집에서 졸업예정 동기들과 함께 제16회 졸업전시회를 갖는다.
염씨가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은 ‘무엇이 다를까요?’ 시리즈 사진 4장이다. 이 작품은 일반 여자 초등학생과 새터민 출신 여학생을 모델로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담아냈다.
출신지역과 살아온 체제에 상관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모습을 표현함으로써 남북이 얼마든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염씨는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의 탈북 끝에 사선을 넘어 대전에 정착해 살다가 2008년 암 진단을 받았으나 천신만고 끝에 극복해 냈다.
몇 번의 고비를 극복하고 새 삶을 살면서 이제는 남은 인생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자는 생각에 북한에서 전문대를 졸업한 자격을 활용, 2009년 나사렛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하여 졸업했다. 하지만 사회복지분야 일에는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다가 인터넷에서 정보도 습득하고 포토샵을 배워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하면서 사진과 영상의 매력에 푹 빠졌다.
좀 더 심도 깊은 공부를 위해 2014년 배재대 사진영상디자인학과에 편입했다. 동기생들과의 나이와 환경 차이는 물론 모두 영어로 된 전공용어, 쏟아지는 과제 등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하고 싶은 분야였기에 밤을 세워가며 하나하나 해나가는 성취감에 힘들 줄 몰랐다. 염씨는 배재대 한류문화산업대학원에 진학하여 다큐멘터리 분야를 좀 더 공부하면서 남과 북을 하나로 연결하는 작품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염씨는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거나 처지만 불평했다면 지금과 같은 나의 모습은 없었을 것”이라며 “큰 성취는 아니지만 젊은 새터민들에게 도전하는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과장인 오세철 교수는 “젊은 학생들도 밤샘작업을 요구되는 실습과 작업이 많고 과제도 부지기수로 쏟아지는데, 염금순 학생은 어려운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