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삼성고는 지역 공교육 황폐화의 블랙홀?

2015-09-15     황대혁 기자

삼성계열사 임직원 자녀들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해 설립된 충남삼성고등학교(이하 ‘삼성고’)가 같은 지역 학교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서울 중랑을)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충남 아산지역 고등학교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삼성고가 설립된 충남 아산지역 일반고들의 학업성취도가 삼성고 개교 이후인 2014년 3월 이후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삼성고는 삼성계열사가 입주해있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설립한 자율형사립고이다.
 
학교 설립 허가과정에서 농수산부와 국토부에서 삼성고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준 것이 밝혀지면서 절차상 하자 문제가 불거졌고, 교지 소유자가 학교법인이 아닌 민간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교육청이 설립인가를 내주면서 특혜 논란이 발생했다.
 
삼성고는 ▲임직원 자녀 70% ▲사회통합전형 20%(70명) ▲일반 학생 10%의 선발기준을 적용하면서, 일반학생의 지원경쟁률은 4.7:1에 달하는 반면에 삼성 임직원 자녀는 1.76:1까지 편차가 벌어졌는데, 이에 대해 非삼성직원인 지역 학부모들은 “부모의 직업에 따라 학교의 입학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한 교육 및 경제적 차별금지 원칙을 훼손한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개교 전 입시설명회에서 삼성 임직원 명함을 갖고 있는 사람만 입장시키면서 귀족학교라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아산지역 6개 고등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12년 3%에 머물던 기초미달 비율이 2014년에는 6%까지 급증했는데, 특히 삼성고 개교 직전인 2013년 4%에 비해서 큰 수치의 증가폭을 보였다.

고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성취도평가 특성상 가장 최근 시행된 ′14. 평가 당시 삼성고는 재학생이 1학년생 밖에 없었기 때문에 평가대상에 미포함됐다.
 
아산지역 10개 고교 중 특목고인 충남외고와 특성화고인 아산전자기계공고, 일반고이지만 ′14. 개교한 배방고는 삼성고와 같은 이유로 집계대상 제외(삼성고 포함 4개교)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기초미달 비율이 2012년 3%에서 2014년 4.2%로, 충남지역 평균이 2012년 1.9%에서 2014년 3%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이다.
 
*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평균 기초학력 미달비율:전국: ′12.(3%)->′13.(3.4%)->′14.(4.2%) / 충남지역: ′12.(1.9%)->′13.(2%)->′14.(3%)
 
박 의원은 “교육여건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을 약속한 삼성고가 실제로는 상위권 학생 싹쓸이와 삼성 임직원 자녀들만의 철옹성을 구축함으로써 도리어 학교 서열화와 지역 학교 황폐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하고, “교육당국은 삼성고에 더 이상의 특권을 용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운영될 수 있을지 적극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