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의 대변자, 이영신

2016-03-12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소프라노 이영신. 밀러의 대변자. 강도상 앞에 설 때면 언제나처럼 그는 숙연하게 긴장되어 있었다. 그리고 노랫말 속의 주인공에 대한 전도사 역할을 손색없이 대변해 주었다.

밀러 부인이 자신의 심정을 그 아들 쉐어에게 전할 때처럼.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이 세상 부귀와 바꿀 수 없네 영 죽을 내 대신 돌아가신 그 놀라운 사랑 잊지 못해 세상 즐거움 다 버리고 세상 자랑 다 버렸네.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예수 밖에는 없네.

정말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을까? 세상 즐거움도 다 버리고, 자랑마저도 다 버리고서까지 주 예수를 따라야만 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이 간절한 부르짖음은 신앙체험을 하지 않고서는 절규할 수 없는 부르짖음이요 간절한 호소였다.

밀러 부인은 자신의 아들이 생활이 어려워 대학을 중퇴하고 보험회사에 다니던 중 우연히 nbc방송국으로부터 ‘가라 모세’를 불러 달라는 유혹을 받고 갈등을 느낄 때 아들 쉐어에게 애정 어린 시(詩)를 들려주었는데 그 시가 바로 이 찬송이다.

이 시야 말로 형이하학(形而下學)적 세계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갈등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아들에 대한 사랑이요 하나님을 향한 강한 믿음의 충고였다. 주 예수보다는 더 귀한 것이 없다고. 그래서 세상 부귀와 바꿀 수 없다고. 결국 아들 쉐어는 그 어머니의 간곡한 가르침에 감화되어 어머니가 들려준 말씀에 곡을 붙여 찬송을 부른 것이 유명한 성가인 102장이었던 것이다.

이 찬송이야말로 형이상학(形而上學)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간증이요, 하나님에 대한 아들로서의 고백이었던 것이다. 밀러 부인과 그 아들 쉐어의 이러한 마음을 소프라노 이영신이 2천여 명의 성도들 앞에서 대변하고 있었다. ‘세상 자랑 다 버리고 명예와 바꿀 수 없다’고. 그는 소프라노의 거장(巨匠)답게 고음과 저음을 잘 조화시키며 관중으로 하여금 숨을 죽이게 하였다.

언제나 들어도 감성적으로 가슴에 파고드는 이영신의 목소리. 세상사에 시달려 마음이 지쳐있을 때 귓가에 속삭여주는 감미로운 음성. 그럼 그렇지. 밀러의 아들에 대한 사랑과 쉐어의 어머니에 대한 애정을 담아낼 수 있는 소프라노가 이영신 말고 또 어디 있단 말인가? 축복이었다.

                                                           -대전 대흥침례교회 3부 예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