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지하수 5곳 중 1곳 자연방사성 오염

우라늄·라돈 美 먹는물 기준치 초과 검출...논산 정밀조사에선 우라늄 13배 되는 곳도...98년 후 실태조사만 ··· 국내법 기준도 없어

2012-10-06     금강

음용 지하수 5곳 중 1곳에서 미국의 먹는물 기준치를 넘는 우라늄과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장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해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10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음용 지하수 305개 지점에 대한 자연 방사성물질 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라늄이 미국 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15곳(4.9%)이었고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한 곳은 48곳(15.7%)이었다. 충남에선 논산(채운 심암리)과 부여(규암 진변리), 천안(북면 은지리), 서산(부석 갈마리), 당진(대덕리)에서 모두 라돈 검출량이 기준치(ℓ당 4000pCi·피코큐리)를 초과했다. 서산과 부여에선 초과량이 기준치의 3∼4배에 달했다. 특히 당진에선 우라늄 검출량도 기준치(ℓ당 30㎍·마이크로그램)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별도로 충남 논산과 충북 단양의 지하수 200개 지점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펼친 결과 모두 27곳(논산 11곳, 단양 16곳)에서 우라늄과 라돈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논산(중복 검출 2곳 포함)에선 우라늄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한 곳이 3곳, 라돈 검출량이 초과한 곳이 10곳이었다. 논산시 상월면 산성리(소규모급수시설·농업용)에선 우라늄 농도가 388.3ppb(ℓ당 388.3㎍)를 나타내기도 했다. 기준치의 1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자연 방사성물질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우라늄과 라듐 등 40여 종의 원소로 원자핵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는 원소를 말하는데 인공 방사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인체에 유입될 경우 여러 피해를 유발한다. 우라늄은 신장에 독성을 미치고 라돈은 폐암이나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의원은 “세슘이나 방사성 요오드와 같은 인공 방사성물질 못지않게 자연 방사성물질도 인체 위해성이 크지만 환경부는 1998년 대전지역 일부 지하수에서 미국의 기준치를 초과한 우라늄이 검출된 이후 14년간 실태조사만 하고 있다”며 “조사를 시급히 완료하고 미국의 잣대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더 과학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법적 기준과 이에 따른 규제를 마련해 국민 건강을 담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