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대결>후보 등록으로 18대 대선 점화…朴-文 '건곤일척' 승부(종합2보)

安 사퇴 후 朴-文 오차범위 내 접전…朴, 의원직 사퇴·패배시 정계은퇴로 '배수진'…文 "安의 눈물 안잊어" 安 지지층 끌어안기 나서, 이정희도 후보 등록 "정권교체 헌신", 27일 0시부터 22일 간 혈전 돌입

2012-11-25     뉴스1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박 후보는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며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2012.11.25/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18대 대통령 선거가 25일 대선 후보 등록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의 사퇴에 따라 이번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양강 구도로 압축됐다. 진영과 지역, 세대가 확연히 갈리는 건곤일척의 대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보여주듯 박 후보 대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사퇴이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에서 서로 엎치락 뒤치락 하는 등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안 전 후보 사퇴 다음날인 24일 M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유무선 전화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결과 박 후보와 문 후보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는 39.2%의 지지율로 41.2%를 얻은 문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인 2%P 뒤졌다.

같은 기관에서 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 42.5%, 문 후보 45.6%로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문 후보가 약간 앞섰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두 후보 모두 지지율이 다소 줄어들었고 후보 간 격차도 다소 줄어들었다.

주목되는 것은 무응답층이 지난 19일(11.9%)에 비해 19.6%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안 전 후보 사퇴로 중도층과 무당파층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후보 지지층의 경우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16.9%,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45.3%인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지켜보겠다는 응답은 31.6%, 투표를 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5.7%가 나왔다.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실시된 또 다른 조사에서도 문 후보가 박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종합편성채널 JTBC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박 후보와 문 후보 양자대결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박 후보 46.2%, 문 후보 48.1%를 기록, 문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1.9%P 앞섰다(유무선 전화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

앞선 같은 기관의 22~23일 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47.3%를 얻어 역으로 문 후보(46.6%)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바 있어 안 전 후보 사퇴가 문 후보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SBS가 24일 TNS에 의뢰해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안 전 후보를 제외한 다자 구도에서 43.4%의 지지율을 얻어 37.6%인 문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5.8%P 앞섰다(유무선 전화조사, 표본오차를 95% 신뢰수준에 ±3.1%P).

안 전 후보 지지층을 상대로 지지 후보 변화를 물은 결과 문 후보로 지지 후보를 옮겼다는 응답이 51.8%, 박 후보로 옮겼다는 응답이 24.2%를 기록했다. 모르겠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사람은 22.5%였다.

반면 이 조사 가운데 당선가능성을 묻는 항목에서는 박 후보가 57.1%로 문 후보(28.7%)를 크게 앞섰다.

이 같은 조사결과들을 종합하면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안 전 후보 지지층 중 절반 가량이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섰지만 나머지 절반 가량은 박 후보 지지와 부동층으로 나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이어지고 있는 박 후보와 문 후보의 오차 범위 내 혼전 양상으로 볼 때 문 후보는 매끄럽지 못했던 단일화의 '역풍'의 영향에 심각할 정도로 노출된 것은 아니지만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늘어난 부동층의 향배에 따라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들은 이날 후보 등록과 함께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45분 대리인인 서병수 새누리당 당무조정본부장을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 보내 18대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했다.

이와 함께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여의도당사에서 후보 등록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와 함께 비례대표 국회의원직 사퇴를 공식 표명하면서 이번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후보는 "이제 저는 국민 여러분의 그 뜻에 보답하고자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내고 모든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의 선택을 받으려고 한다"며 "저는 오늘로 지난 15년 동안 국민의 애환과 기쁨을 같이 나눠왔던 국회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저의 정치여정을 마감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계은퇴라는 배수의 진을 침으로써 이번 대선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문 후보로의 야권후보 단일화 효과를 조기에 차단하는 한편 보수 지지층의 위기의식과 충성도를 끌어올려 총결집에 나서 줄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제가 18대 대통령으로 국민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바쳐 지난 반 세기동안 이루지 못한 국민 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제 저의 남은 정치 인생 전부를 나라와 국민 여러분에게 바칠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 선거전에 돌입하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회견에서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세력,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국민연대'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2012.11.2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 후보에 맞서는 문 후보도 이날 오후 2시 우원식 총무본부장을 중앙선관위에 보내 후보 등록을 마쳤다.

문 후보는 이어 오후 3시 영등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야권 단일후보로 등록하게 되기까지 안 후보의 큰 결단이 있었다. 고맙다는 마음 이전에 커다란 미안함이 있다"며 "무거운 소명의식으로, 제게 주어진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역사적 책임을 감당하고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안 후보의 진심과 눈물은 저에게 무거운 책임이 되었다. 저의 몫일 수도 있었을 그 눈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거듭 안 후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한 뒤 "안 후보가 갈망한 새 정치의 꿈, 안 후보와 약속한 새정치공동선언을 반드시 실천하고 그 힘으로 정권교체와 새 시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안 후보를 지지했던 모든 세력, 후보 단일화를 염원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꾸는 '국민연대'를 이루겠다"며 "민주화 세력과 미래 세력이 힘을 합치고 나아가 합리적 보수 세력까지 함께하는 명실상부한 대통합의 선거 진용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박 후보와의 양자 대결로 굳어진 이번 대선을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의 대결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 △귀족 후보와 서민 후보의 대결로 규정하고, "재벌과 특권층을 비호하는 세력에 맞서 복지와 민생을 지키는 세력을 선택해 달라. 불통하고 군림하는 '제왕적 대통령'에 맞서 소통하고 동행하는 '겸손한 대통령'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가 이날 회견의 상당 부분을 안 전 후보에 대한 감사의 뜻과 새정치를 강조한 것은 안 전 후보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박 후보와의 대결을 과거 세력과 미래 세력,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의 대결로 규정함으로써 '박근혜 대 문재인·안철수' 구도를 통한 단일화 효과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안 전 후보와의 회동에 대해 "예의를 다 갖춰 연락을 취하고 있고 안 후보의 형편이 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뵐 생각"이라고 했고, 국회의원직 사퇴 여부에는 "저도 아마 결국은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을까라는 예감을 갖고 있지만 그 시기는 대통령 당선 후일 것"이라고 답했다.

진보정당에서도 대선 채비가 이어졌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 후보는 이날 오전 후보등록을 마친 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보적 유권자를 결집해 진보적 정권교체를 실현하기 위해 나섰다"며 "유신독재의 부활을 막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이 시련을 겪으면서 한 축이 무너진 상태에서 대선을 치르게 됐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는 대선 본후보 등록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정권교체를 위한 안 후보의 결단에 공감과 존경의 뜻을 밝힌다"며 "나와 진보정의당의 책임과 역할은 분명하다. 이미 여러 차례 약속드린 대로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심 후보 측은 밝혔다.

한편 대선 후보들은 이날부터 26일까지인 후보 등록 시한이 마감되면 27일 0시(26일 밤 12시)부터 선거일 전날인 12월 18일 밤 12시까지 22일 간의 공식 선거운동을 벌인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는 TV 및 라디오 방송 광고도 가능하다. TV, 라디오 방송별로 각 30회 이내로 제한되며, 광고 시간은 1회당 1분 이내다. 다만 종합편성채널과 IPTV에는 방송광고를 할 수 없다. 해당 채널 및 매체가 선거법에서 규정한 방송시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1회 20분 이내에서 TV 및 라디오 방송별 각 11회의 방송연설이 허용된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제18대 대통령선거 초청대상 후보자 TV토론회'도 개최된다. 이 토론은 오는 12월 4일, 10일, 16일 각각 한 차례씩 모두 세 차례 열린다.

12월 4일 열리는 1차 토론회는 정치·외교·안보·통일을 주제로, 10일 열리는 2차 토론회는 경제·복지·노동·환경을 주제로 토론한다. 16일 개최되는 3차 토론회는 사회·교육·과학·문화·여성을 주제로 열린다. 세 차례 모두 밤 8시부터 10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되며, KBS와 MBC가 동시에 방송한다.

초청대상 후보자는 후보등록 마감일 하루 뒤인 오는 11월 27일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국회 5석 이상을 가진 정당의 추천 후보자 △직전 선거에서 100분의3 이상 득표한 정당의 후보자 △최근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이 100분의5 이상인 후보자가 초청대상이다.

초청대상에 들지 않는 후보자간 토론회는 12월 5일 밤 11시부터 6일 오전 1시까지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번 대선의 총 선거인수가 4052만6767명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 17대 대선(3765만3518명)보다 7.6% 늘어난 것이며, 지난 4·11 총선(4020만5055명)보다는 0.8%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의 선거인 수가 23.1%로 가장 많고, 이어 서울(20.7%), 부산(7.2%), 경남(6.4%), 인천(5.5%), 경북(5.4%), 대구(4.9%), 충남(4%), 전남(3.8%), 전북(3.7%), 강원(3.1%), 충북(3%), 대전(2.9%), 광주(2.8%), 울산(2.2%), 제주(1.1%), 세종(0.2%)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