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고남면 주민들, “연륙교 건설로 갯벌파괴 말라” 시위

2012-11-30     세종TV

충남 태안 안면도와 보령을 잇는 연륙교 공사와 관련, 태안지역주민들이 30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찾아 ‘갯벌을 파괴하지 말라’며 시위를 벌였다.

태안-보령 연륙교 가설공사 대책위원회를 비롯한 태안군 고남면 고남2리 주민 7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갯벌을 파괴하면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며 공사방식 변경을 요구했다.

편승환 대책위원장(60)은 “현재 계획 중인 공사는 갯벌을 파헤치는 방식이어서 이곳에서 나오는 바지락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주민들에게 큰 타격이 온다”며 “다른 지역에서 흙을 가져다 매립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륙교 건설을 위해 작업선이 들어오는 접안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주변 흙을 파낸 뒤 한 곳으로 모으는 공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주변의 갯벌이 없어진다는 것.

주민들은 “연륙교 공사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득이 없음에도 ‘대를 위해 소가 희생한다’는 마음으로 사업에 찬성해줬다”고 강조하고 “그럼에도 우리의 생계가 걸린 갯벌까지 파괴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국토관리청 관계자는 “다른 곳에서 흙을 가져다가 쓰라는 것은 예산 문제나 설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불합리하다”며 “공사는 원래 계획대로 진행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갯벌로 인해 발생 될 수 있는 피해는 그 범위나 정도를 감정평가 받아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보상)해 줄 계획”이라며 “그 밖에도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있으면 검토해서 가능한 것은 들어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태안~보령 연륙교 건설사업은 충남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과 태안군 안면도 영목항을 잇는 길이 14.1㎞(국도 77호 연장)의 사업으로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사업비 5400억원을 들여 지난 4월 착공, 2018년 완공될 예정이다.

공사는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1공구(8㎞)와 원산도에서 영목항까지 2공구(6.1㎞)로 나눠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