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본격 등판 '학수고대'하는 호남, 이유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에 대해 호남지역 여론이 가장 우호적인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의 텃밭인 호남이 안 전 교수의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확실한 '우군'으로 자리잡으며 향후 지역 정계의 '빅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4일 전국 700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서울 노원병 재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호남의 '출마 찬성'의견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호남에서는 53.8%가 안 전 교수의 출마를 지지했고 반대는 20.6%에 불과했다. 호남에 이어 재보선 출마 찬성의견이 높은 충청권(찬성 41.2%)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전체 응답자의 46.0%가 출마를 반대하고 찬성한다는 의견이 34.1%에 그친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들은 찬성(50.5%)이 반대(34.0%)보다 높았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호남에서 민주당을 위협할 것이란 여론조사도 지역민들의 안 전 교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2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의 호남 지지율은 24.7%로 민주당(24.2%)을 오차범위 내지만 근소하게 앞섰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될 경우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10.5%포인트(34.7→24.2)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의 전국 지지율도 21.8%에서 11.6%로 10.2% 포인트 급락하며 신당 지지율(29.4%)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사회동향연구소의 지난달 7~8일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다.
1800명을 대상으로 대선 이후 호남지역 민심을 조사한 결과, '향후 호남인들의 정치적 염원을 실현하는 것이 민주통합당으로 가능하냐'는 질문에 57.9%가 "민주통합당을 대체할 다른 정당 필요하다"고 답했다.
안철수 신당이 창당할 경우 지지정당은 '안철수 신당'이 34.8%, 민주통합당이 34.2%로 조사됐다.
이같은 여론추이는 18대 대선에서 호남의 압도적 지지에도 민주당이 정권교체에 실패한 데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민주당으로는 더이상 안된다'는 싸늘해진 호남민심이 안 전 교수의 정계복귀로 새로운 정치적 돌파구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 전 교수는 대선 전 호남지역 여론조사에서도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앞서며 지역민들의 '새 정치'에 기대감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때문에 안철수 신당이 등장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지역 정가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역 정계 한 관계자는 "오랜기간 지역 정치권의 맹주역할을 해 온 민주당에 대한 염증에 지난해 총선과 대선 패배까지 이어지며 새로운 정치적 대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역민들에게 확실하게 자리잡았다"며 "향후 '안철수 바람'이 미풍이 될 지, 폭풍이 될 지는 호남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