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갑 중구청장이 재활용품 수거트럭 뒤에 탄 까닭은 ?

결혼식 앞둔 기간제 환경관리요원 대신 재활용 직접 수거

2013-03-14     황대혁 기자

 대전시 중구 박용갑 중구청장이 지난 토요일 새벽 5시부터 재활용품 수거 트럭에 직접 올라 재활용품을 수거한데 특별한 사연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주, 박용갑 청장은 중구청 소속 30대 초반 환경관리요원이 본인 결혼식 날 휴가도 내지 않고 오전까지 근무한 후 결혼식에 임하겠다는 의욕으로 예식 시간을 오후 4시로 잡았다는 소식을 접한 후, 담당 직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대체 근무자를 확정했으니 결혼식 당일 출근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후 알고 보니 결혼식이 있는 환경관리요원을 대신해 대체 근무한 근로자가 바로 박용갑 구청장이었다. 다른 근로자를 현장에 배치하여도 될 사항이었지만 박청장이 당일 직접 새벽 5시부터 재활용품 수거 트럭에 올라 예비신랑 몫의 일손을 대신해 공백 없는 행정을 깔끔하게 펼쳤다.
 
박용갑 구청장은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한번씩 새벽 5시부터 재활용 수거 환경관리요원들과 같이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관리 요원이나 담당 공무원들이 미리 알면 부담스러워 할까봐 사전 약속 없이 현장에 나가 함께하면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맡은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환경관리요원들을 격려해 왔다.
 
사실, 새벽 5시부터 재활용 분리수거와 대형페기물을 처리하는 환경관리요원들의 업무는 만만치 않다. 새벽부터 재활용 분리수거 차량에 매달려 손과 얼굴을 애는 듯한 추위와 악취를 참아내면서 골목골목을 누비며 각 가정 앞에 내놓은 재활용품을 차량에 싣다 보면 봉지가 터져서 음식물쓰레기가 얼굴로 날리기도 하고 때로는 깨진 병이 봉지에 담겨져 있어 차량 탑재 시 부상을 입기도 한다.
 
박용갑 중구청장도 어느 누구보다도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내며 이를 극복한 사람 중에 대표적 인물이다. 그래서 항상 현장행정을 강조하고 그 현장에서 어렵게 일하는 직원들에게 애정이 남다르다고 한다.

박 청장은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상경 후 자동차 정비사, 복싱선수, 야간경비원, 아이스크림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고 한다. 이후 대전에 내려와 택시운전을 한 적도 있다. 그러면서도 공부에 대한 열의도 커서 검정고시로 중·고교를 마친 뒤 야간대학에서 석사학위까지 취득했다.
 
박 청장은 “어려웠던 지난 과거를 생각하면 힘들긴 했지만 서민들의 삶을 대변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면서 “아무리 힘든 상황이 닥쳐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택시운전을 하면서 장애인분들이 택시를 이용하려고 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늘 안타깝던 마음이 2005년 시의원 시절 장애인분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만들어 드리고자 장애인 콜택시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 할 수 있는 힘이 되었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터득한 서비스 정신으로 주민들을 섬기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