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티한 텔레비전 화면
저녁밥을 먹는 시간대에 텔레비전 화면이 밥맛을 가시게 한다. 어제 YTN 오후 5시 뉴 스가 개성공단 폐쇄 내용을 보도하는 참이었다. 통일외교 기자와 앵커가 초대 손님 한 분을 모시고 북한의 출경제한 문제를 다루는 자리였다. 자못 멋진 대담보도상황을 자랑 하듯 떠드는 모습이 오히려 메스꺼웠다.
으레 다른 채널에서도 그러다 싶이 대화가 오가는 와중에 배경화로 뜨는 자료영상이란 게 온통 북한찬양 일변도라서 그런 게다. 대형인공기가 펄럭이고 매스게임 같은 군대 운 집광경이 눈을 아프게 하니 꺼름칙하지 않을 수 있나. 게다가 조각된 김일성 김정일 부 자의 동상이 꼴통처럼 버티고 있는 모양을 봐야하니 구역질이 절로 나더라.
무시무시한 대형무기를 적재한 발사대차량이 클로즈업되는 순간에는 허약한 민초의 작 은 가슴이 금방 짜브러지는 기분이 든다.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총 쏘며 달려드는 인민 군대의 동작을 그토록 한참 보여줘야 하는지 알 수가 없구나. 그래야만 제법 북한을 잘 알려 준다고 착각하는 건가. 그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단 말 아닌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칭호대신에 ‘남쪽’이라는 어휘를 선호하는 왕이라는 기자의 꺼떡대 는 말투는 더더욱 목불인견이다. 북쪽 간나 새끼들이 즐기는 ‘남쪽’ 표현을 꼭 집어 지껄 여야 직성이 풀리는 홍당무 심뽀를 가졌는가 묻고 싶구나. 초대받아 온 미남 손님 조 모 씨마저 “북한이 . . . 하기를 바랍니다”라고 애걸하는 눈꼬리를 보이니 안됐더라.
? 저녁 6시 TV조선 채널에서는 더 희한한 장면이 나타나기도 했다. 슬그머니 시청자를 화나게 만드는 남녀 앵커들의 수작이 언짢았다. 그건 영어로 ‘innocent'하기 그지없는 작태가 아닌가. 순진하면서도 무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건방진 질문과 시터진 장 담에 노련한 강봉균 전 장관은 어쩔 수 없이 씁쓸한 충고를 안겨 주었잖는가.
허튼 손짓까지 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어쩌고저쩌고 따져드는 여자 앵커에 게 강 장관은 담담하니 한 말씀 던졌다. 시간을 주고 천천히 관망하라고 타일렀던 게다. 경제에 관한 전문지식이 대단치도 않으면서 시건방진 소리를 하느니 차라리 명석하고도 영리한 그의 차분한 설명을 배울시고. 배워서 남 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