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인체 독성 없다던 제품서 사망 사례 발견
신규 독성물질 추가 발견, 피해 사례 58건 접수 장하나 의원 “해당기업 책임 엄중히 물을 것”
가습기 살균제 사고 이후 실시된 정부 조사에서 인체 독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진 제품에서도 사망 사례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작업환경교실, 환경보건시민센터, 민주통합당 장하나 국회의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신고 사례의 제품별 정밀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장하나 의원실이 입수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의심사례 접수자 총 322명에 대한 사용제품 현황’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 CMIT/MIT 성분 제품에서 환자 40명, 사망 18명 등 총 58명이 접수된 것으로 나왔다. 게다가 CMIT/MIT 성분의 제품 중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만 단독으로 사용하다 사망한 사례는 총 5명이라는 게 장하나 의원실의 설명이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2012년 2월2일 PHMG, PGH 성분 제품은 폐 손상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됐지만 CMIT/MIT 성분 제품에서는 폐섬유화 소견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국내외 학술지 등은 살균제 성분인 CMIT/MIT에 대한 독성을 확인하고 있다. 때문에 이 살균제 성분에 대한 독성평가가 추가로 실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장하나 의원실 등에 의하면 CMIT/MIT 살균제 성분을 사용한 제품은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 외에도 이마트 이플러스, GS리테일의 함박웃음, 다이소의 산도깨비 등이 있다.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의 경우, 다른 제품과 중복해 사용한 피해자 총 43명 중 사망자는 13명이다. 이마트 이플러스의 경우에는 다른 제품과 중복해 사용한 피해자 총 9명 중 사망자는 3명이다.
다이소 산도깨비의 경우에는 다른 제품과 중복해 사용한 피해자 총 3명 중 사망자는 2명이다. GS 리테일스 함박웃음의 경우 다른 제품과 중복해 사용한 피해자는 총 3명이며, 사망자는 없다.
322명의 피해자들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 제품은 총 12개이고, 이중 사망자가 사용한 제품은 모두 7개이다.
중복 사용을 포함해 사용한 가습기 살균제는 피해 건수는 총 423건이고, 이중 피해 신고 1위 제품은 옥시싹싹이다. 옥시싹싹 사용 피해자 중 사망 사례는 78건에 달했다.
장하나 의원실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사용한 제품은 대부분 외국인기업, 수입제품, 대형마트 PB상품, 재벌그룹 관련 제품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장 의원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신고자들이 사용한 외국기업‧수입제품은 전체의 68.1%인 288건(사망 94건)이고, 대형마트 PB상품은 전체의 22.7%인 96건(사망 24건), 재벌그룹 관련 비율은 전체의 30.7%인 130건(사망 37건)으로 조사됐다.
장하나 의원은 “CMIT/MIT 계열에 대한 독성평가를 추가로 실시해야 하고, 피해사례 신고에 대한 정밀조사가 신속히 이뤄져 해당기업에 대한 법적, 행정적, 사회적 책임을 엄중히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