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터널'를 통해 본 '폐소공포증'

2016-08-12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 기자

영화관에 들어선다. 캄캄한 분위기에 핸드폰의 불빛을 통해 지정된 자석에 앉는다. 영화관의 장소에 따라 공간의 협소함을 겪을 수 있다. 숨이 턱 막히거나 심장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공포증의 증상 중 하나다. 고소공포증, 대인공포증, 광장공포증, 폐소공포증, 동물공포증 등 참으로 많다. 즉 이러한 공포증은 의학적 용어로 ‘외상후 스트레스(Post traumatic stress dis  order, 이하 PTSD)’라고 말한다.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있듯이 공포로 오는 스트레스는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영화 터널에서 주인공(이정수)은 자동차 영업 대리점의 과장으로 큰 계약건과 딸의 생일을 앞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가는 중이다. 고속도로에서 터널을 지나게 된다. 갑자기 굉장한 굉음과 함께 터널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기 시작한다. 대형 터널 붕괴 사고 소식에 정부에서는 사고 대책반을 구성하게 된다. 구조대장 김대경은 매몰된 이정수를 진정시키고, 진행되는 상황을 전달하게 된다. 붕괴 17일째 구조가 다 될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순간, 터널의 배치도가 잘못 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이정수는 그 소식을 듣자,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함을 호소하게 된다.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순간 자신의 몸에 나오는 반응들이다.

폐소공포증은 흔히 좁은 방은 물론 엘리베이터, 영화관 등에서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다. 자신도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몸에서 미리 심장박동 수가 빨라지거나 호흡곤란으로 숨을 가쁘게 쉬게 된다. 필자인 경우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어릴 때는 육교를 건널 때는 먼저 심호흡을 했어야 했다. 지금은 고가도로나 고층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밑을 내려다 볼 때 현기증을 느끼곤 한다. 특히 흔들다리를 건너는 경우에는 손발이 떨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 볼려고 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상황을 피하지는 않는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아내와 함께 고속도로 터널을 지나게 된다. 순간 공포가 물려온 이정수. 아내는 조용히 이정수의 손을 잡아준다. 무사히 터널을 통과하면서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폐소공포증’은 어느 특정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경험한 바가 다르지만, 그와 유사한 상황이 재현된다면 순간 머리가 하애지고 심장이 뛰면서 전인적 마비와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식은땀으로 속옷이 젖는 경우도 있다. 정도에 따라 가볍거나 심하지만, 모든 증세는 자신만의 스트레스로 존재한다.

흔한 알고 있는 우울중, 조증, 무기력, 기분장애, 공포증 등 내면 안에서의 역동은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 된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치료와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