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2017-11-20     조은아기자

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조은아/ 시인

 

모처럼 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나는 송장처럼 누워있었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괴로워하면서도

살아있는 것이 다행이고

반드시 오래 살기를 기도했다

 

이쯤 뜨거운 눈물이 흘러야하건만

이젠 그도 부질없는 듯

 

다물지도 감지도 못하는 귀로 들이치는

비명같은 잡음들

 

사이사이 들리는

작은 새의 지저귐 소리가

 

어릴 적 어느 일요일 아침 잠결에 들리던

젊었던 아빠의 휘파람소리인 듯

                       -2017년 1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