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 누치

2018-07-18     양태의/ 시인

시인 양태의

 

홍천강 누치

             양태의/ 시인

 

꽁꽁 언 사람들의 강, 나의 투명한 하늘 위로

작은 떡메 세 개가 우레를 끌고 옵니다

기다란 삼지창 한 자루와 방금 꺾은 생나무 한 가지가, 저벅저벅

발소리를 함께 밀며 옵니다, 살의를 눈치 채지 못하는

형벌같이 멀뚱멀뚱한 나의 두 귀와 두 눈이 다 듣고 쳐다봅니다

하늘 밑을 겨냥하며 통통한 내 몸집을 에워싸는 시꺼먼 발바닥들

쾅, 쾅, 쾅!

떡메가 내 정수리에 벼락을 박습니다

나는 잡힐 듯 꼬리치며 전율의 미끼 서넛을 여기저기 흩으려

던져줍니다, 그러다가 휘적휘적 후벼대는 삼지창의 가운데 토막을

내 심장 한복판이 뭅니다 꽉, 조이는

얼얼한 통증의 쾌감

동시에, 퇴화한 겨드랑이 찢어 삼지창의 가랑이 움켜쥐며

흔들어 전율의 짜릿한 적중을 알립니다

천천히 부양浮揚되며 펄떡이는 내 혼신의 절정

사람의 손에 건져져 생나무 가지에 거꾸로 꿰어집니다

피 철철

땀 철철

열 철철

뜨겁게 씹혀지는 나의 순직殉職이 저들 입맛을 사로잡아 길들여서

내 후손 대대를 별미의 반열에 오르게 할 것이라고

캄캄하게 웅크린 시인에게 일렀습니다, 이 차디찬 사실이

쩌렁쩌렁 홍천강 겨울밤을 다시 얼게

할 것이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