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사초냐 꽁초지

2013-07-25     세종TV

 참 잘도 놀고 있다. 나라살림 챙기라 했더니 나라망쪼 찾느라 헛발질만 하는구나. 귀한 돈 받아먹으며 하는 짓이 고작 꽁초나 찾아 헤매다니. 사초(史草)실종이라기에 하는 말이다. 피우다 만 담배꼬투리가 꽁초이고 꽁초는 으레 발로 뭉개버리는 게 이 나라사람들의 버릇이다. 에그, 못난 짓 좀 작작하라구요.

 그러니 사초라고 깎듯이 우대해 준 NLL포기문서가 꽁초에 다름 아니잖은가. 깔고 뭉개고 비벼 끈 꽁초나 진배없는 신세가 아닌가. 남북의 정상이 만나 지껄인 걸 글로 남겨둔다는 품세가 어이없는 미아처리 되었으니 이 아니 창피한지고. 이건 경국지색(傾國之色)의 양귀비꽃이 아니라 망국지본(亡國之本)의 흑싸리 껍데기가 아닌가. 에라, 웃기는 도다 정말로.
이씨왕조의 사초는 왕후재상 어느 누구도 참견하거나 도독(盜讀)하지 못했다. 연산군이 사초를 일별(一瞥)한 탓에 왕좌에서 쫓겨났다. 그만큼 사초는 역사물이다. 그러거늘 대통령기록물이라고 떵떵거린 물품이 연기처럼 사라졌단 말인가. 판도라의 상자라고 으르렁댄 물건이 꼴도 안 보인다니. 의도(義盜) 홍길동이 가져갔다는 건가. 에이, 설마 그러랴.
 
대통령비서실장한 사람이 꼭 찾아야 한다고 우겨댄 지 며칠이나 됐다고 NLL논쟁을 끝내자고 했단다. 소란을 피운 자가 누구였느냐면서 이제 와서 회피하느냐는 항변이 자기 당 안에서도 드높아진다.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들린다. 담북장이야 끓으면 구수하고 감칠맛이라도 나지만 헛소리나 거짓말로 부글거리면 구린내 밖에 나지 않는 법이다. 에구, 그만둬라 잡것들.
 
애당초 이 물건이 생겨난 것부터가 잘못 된 게다. 있어서는 안 되는 국가적 배신행위라고 지적하는 옆자리 베트남참전용사의 얼굴이 벌겋게 타오른다. 약이 오른다고 포호한다. 자신이 고엽제환자로 받는 고통이 국가의 소명에 따른 죄인데 나라꼴을 이토록 어지럽힌 위인이 누구냐면서 흥분한다. NLL문서의 패륜아적 내용과 그것의 노무현 정부 폐기설에 그의 분노는 정녕 분출하는 화산의 불물 같구나. 에끼, 끔찍해라
 
블루진바지의 대명사가 된 정치인이 또 들먹거리고 나섰다나. 실제상의 비서실장이란 사람은 모른다고 시침 떼는 데 정치적 경호실장이라는 사람은 구역질나는 소리를 한다니 이놈의 기록물이란 게 도대체 어디 늪에서 기어 나온 거냐는 복지관 우두머리 노인의 말씀에 놀라 자빠지겠구나. 그 누가 했던 말대로 그렇고 말고요가 아닌갑네”. 에계, 그렇더냐.
 
수구수원(誰怨誰咎)은 필요 없다. 팔자소관이런가. 나라를 맡길 사람 뽑는 일을 잘못해서 그런 게다. 유권자 자신이 땅을 치고 후회할 거지 후안무치한 정상배들을 탓하고 욕할 게 아니다. 연좌제를 폐기한 지 오래이거만 전두환 환수건은 자식들까지 뒤진다. ‘NLL폐기건도 그 키즈(kids)들을 뒤져야 한다. 따져야 한다. 에꾸나, “그게 사초냐 꽁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