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우체국,故이은장 집배원 마지막 통화했던 박씨..."그는 친절한 사람 이였다"

고인이 된 청년에게 바치는 ‘하얀 찔레꽃’

2019-05-21     김은지 기자

[세종 TV = 김은지 기자]

“하얀 찔레꽃 외로운 바람이여. 너는 찔레꽃 그리운 눈물이여. 나는 원하지 않았는데 바람 따라 왜 떠났나. 나는 보내지 않았는데 눈물 되어 왜 떠났나“

공주우체국 앞에서 故이은장 집배원의 죽음을 애도하며 유족과 민노총과 집배노조 집회가 열렸던 지난 20일, 박장희씨는 자작곡 ‘하얀 찔레꽃’으로 그를 추모했다.

공주 반포면 봉곡리에 거주하는 박장희(59)씨는 고인이 된 집배원 이은장 씨를 친절하고 싹싹한 청년으로 기억했다.

지난 20일 집회가 열렸던 이날, 박 씨는 공주우체국으로 발길을 돌리다 우연히 故이은장씨의 사진을 보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이은장’ 집배원의 번호로 다급히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할 수 없었다.

박 씨는 “믿기지 않는다. 우편물을 많이 받는 편이라.. 이은장 집배원을 잘 알고 있다”며 “젊고 싹싹한 청년 이였는데.."라며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집회장에서 도저히 발걸음이 떼어지질 않아 내 노래로 그를 추모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故이은장 집배원을 마지막으로 봤던 4월 29일, “그날은 우편물을 받아야 하는 데 내가 집에 없었다. 그런데 이은장 집배원이 볼일을 다 보시고 전화하시면 시간 맞춰서 전해 줄 수 있다고... 그래서 그의 배려로 우편물을 받았다”며 그의 마지막 생전 모습을 회상 했다.

특히 “본인 집 앞의 진입로와 연결 되는 땅을 다른 주인이 매입하면서부터 펜스로 진입로를 막아놓아 이은장씨가 우편물을 배달하기 어려웠다”며 그래도 이 씨는 매번 친절하게 우편물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씨의 집은 진입로가 막힌 특수한 상황으로 이 씨는 박 씨의 자동차 앞 유리 와이퍼에 우편물을 종종 꽂아두거나 비가 오는 날은 우편물이 젖지 않게 자동차 밑에 우편물을 두는 등 바쁜 업무 중에도 잘 받아보았는지까지 확인하는 친절함을 보였다고 말했다.

공주에서 자녀들과 함께 밴드로 활동 중인 박장희(59)씨는 음악으로 살아가는 가족 이야기로 KBS 인간극장에도 방영됐다. 이날 즉석에서 추모 곡으로 선정한 자작곡 ‘하얀 찔레꽃’도 사별한 아내의 그리움을 절실히 드러낸 가사로 유족들의 마음을 적셨다.

지난 13일 숨진 공주우체국 무기 계약직으로 일하던 집배원 이은장씨(34)의 죽음이 과로사라며 우체국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 집배노조가 순직인정과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