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이론의 관계
음양은 하나가 나뉘어 둘이 된다는 ‘일분위이(一分爲二)’ 관점으로 볼 때 한 사물의 두 가지 상대적 측면과 속성이 존재하고 있음을 설명한다. 음양 학설에선 우주를 해석함에 있어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으로 봐 우주를 하나로 인식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은 음양의 변화에 따라 1년에 걸쳐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이다.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 천원기대론(天元紀大論)은 ‘하늘에는 육기(六氣)가 있고, 땅에는 오행(五行)이 있다’고 했다. 즉 풍(風)·서(暑)·화(火)·습(濕)·조(燥)·한(寒)은 하늘의 음양으로서 삼음삼양(三陰三陽, 태음(太陰)·소음(少陰)·궐음(厥陰)·태양(太陽)·양명(陽明)·소양(少陽)을 의미)과 상응하고, 목·화·토·금·수의 오행은 땅의 음양으로서 생(生)·장(長)·화(化)·수(收)·장(藏)의 변화규율과 상응한다고 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의 오(五)자 항목에서 ‘오(五)란 오행이다. 오는 이(二)를 따르고 음양이 하늘과 땅 사이에서 사귀어 상호 작용하는 것’이라고 해 음양으로 오행을 설명했다.
송나라의 유학자 주돈이(周敦頤)는 통서동정(通書動靜)에서 ‘오행음양, 음양태극, 사시운행, 만물종시(五行陰陽, 陰陽太極, 四時運行, 萬物終始)’라 하여 오행은 음양으로부터 나왔고 음양은 태극, 즉 음양이 아직 나눠지기 이전의 혼돈 상태의 기로부터 비롯됐다고 했다.
이 같이 오행은 음양이 상호 작용해 나타나는 성질로 음양이론과 오행이론은 불가분이라 하겠다.
*음양과 인체
-음양이 실조되지 않도록 음양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호흡을 통해 충분한 양기를 받고 음식 섭취를 통해 충분한 음기를 공급해야 한다.
-호흡할 때도 들숨과 날숨을 충분하게 해 호흡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들숨은 음이고, 날숨은 양이다.
-음식은 원칙적으로 골고루 균형있게 섭취해야 한다. 즉 단맛·매운맛·떫은맛 등 양성(陽性) 음식을 먹으면 신맛·쓴맛·짠맛 등 음성(陰性) 음식을 함께 먹어야 한다. 고기는 양성이고, 곡식·채소는 음성이다.
-뚱뚱한 사람은 몸이 습한 음인이므로 양성 식품을 즐겨 먹어야 하고, 깡마른 사람은 양인이므로 음성 식품을 많이 먹도록 한다.
-물은 뜨겁거나 차갑게 마시지 말고 상온의 물, 즉 미지근한 물을 마시도록 한다.
-몸이 덥거나 열증이 있는 자는 음으로 억제해야 하고, 몸이 차갑거나 한증이 있는 사람은 양으로 치료해야 한다. 양인은 서늘하거나 차가운 성질을 가진 음성 음식이 좋고, 음인은 따뜻하거나 뜨거운 성질을 가진 양성 음식이 좋다.
-음양이론은 인체의 구조를 설명한다. 황제내경소문 금궤진언론(金匱眞言論)에 오장은 음이고 육부는 양이며, 상체는 양이고 하체는 음이며, 체표는 양이고 체내는 음이며 몸통은 음이고 사지는 양이며, 등은 양이고 복부는 음이며, 사지 바깥쪽은 양이고 안쪽은 음에 속한다고 했다.
-하체는 항상 따뜻하게 해 두한족열(頭寒足熱)이 되게 한다.
-과식을 하면 피가 위장으로 몰려 신체의 다른 부분이 차가워지기 때문에 인체의 음양 평형에 어긋난다.
-운동할 때도 상하·좌우·전후로 운동해 음양의 평형을 유지해야 한다. 상체 운동은 양, 하체 운동은 음, 좌측 운동은 양, 우측 운동은 음, 앞쪽 운동은 음, 뒤쪽 운동은 양에 속한다.
-인체의 정상적인 생리기능은 음양이 서로 평형을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인체의 음양이 평형을 잃고 어느 한쪽이 항진하거나 쇠약해지는 것을 질병의 원인으로 본다.
-양이 지나치게 성하면 열병이 발생하고, 음이 지나치게 성하면 한병(寒病)이 발생해 전신에 한기가 침입함으로 얼굴이 창백해지고 팔다리가 시리고 몸을 웅크리며 맥이 느려지고 설사를 하며 복부가 냉하고 통증이 온다.
-양이 지나치게 허하면 음이 성해져 한증이, 음이 지나치게 허하면 양이 성해져 열증이 발생한다.
-예방 측면에선 음양의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봄·여름에는 양기를 보양하고, 가을·겨울에는 음기를 보했다. 즉 봄·여름에는 장기가 냉활(冷滑)하니 더운 음식을, 가을·겨울에는 찬 음식을 먹으라는 것이다.
-치유에 있어 양이 지나치게 성하여 발생한 열병에는 찬 음식과 차가운 성질의 약물을, 음이 지나치게 성하여 발생한 한병에는 더운 음식과 더운 성질의 약물을 사용해 치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