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정치권 강타

- 잇단 대권주자들의 낙마에 국민들도 허탈

2020-07-10     황대혁 기자

여권의 대권 잠룡 중 한명인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족들의 실종 신고후 숨진채 발견되면서 파장이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유명 정치인들이 잇달아 생을 접거나 각종 추문에 휩싸여 낙마하면서 국민들의 허탈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공관을 나와 연락이 두절되자 가족들의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마지막 통신이 끊긴 주변을 수색작업한 끝에 10일 오전 0시1분쯤 북악산 숙정문 인근 성곽옆 산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앞서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시장의 죽음은 정치권과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박시장의 지난 인생이 한국민주화 운동과 시민운동, 인권변호사 활동 등을 통해 큰 족적을 남긴 인물이었고 차기 유력 대권주자였기 때문이다. 
박 시장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권의 정치일정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오전 7시30분으로 예정됐던 부동산시장 종합대책 당정협의를 전격 취소했다. 이어 열릴 예정이던 충청권 예산정책협의회 일정도 취소됐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방문 예정이었던 코로나19 백신 개발 현황 현장 방문 일정을 미뤘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이낙연 의원은 국회에서 예정된 ‘자치와규형 포럼’ 축사 일정과 연이은 방송 출연 인터뷰를 취소했다. 이 의원은 빈소 조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 의원 측은 “장례절차와 방법이 나오면 박원순 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부겸 전 의원 측도 박 시장 장례일정이 종료될 때까지는 후보의 모든 일정을 잠정 취소하는 방향으로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
전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 전 의원은 이날 경기도청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일단 경선과 관련한 모든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정의당은 10일 오전 정당·시민단체 그린뉴딜 공동선언식 일정을 취소하는 등 상황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시장과 가까웠던 정치인들도 비보를 접한 뒤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고인과 함께 민주화, 사회개혁 운동을 같이 했던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고(故) 박 시장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고인이 된 정두언 전 의원이 떠올라 불길했다며 가슴 아파했다.
유신시대부터 민주화운동을 같이 해왔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고인을 추모했다.
국민들은 잇단 유력 정치인들의 비보에 허탈해 하고 있다.
특히, 대권후보군에 꼽히는 정치인들의 잇단 추문과 자살, 낙마에 실망스러워하기도 했다.
여권 유력 대권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전직 비서 성폭행 혐의로 복역중이고 미투혐의로 오건돈 전 부산시장이 낙마한 데 이어 이번에 박 서울시장마저 전직 여비서 성폭력 혐의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유력 정치인들의 실망스런 행보에 정치혐오만 키우고 있다.
게다가 유력정치인이던 정의당 노회찬 전 의원과 한국당 정두언 의원마저 형사사건과 우울증 등으로 생을 마감하면서 한국 정치의 변혁을 주도했던 정치인들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대한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자살 또는 낙마한 여권 유력정치인들이 대부분 비문계인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 한때 루머로 퍼졌던 ‘안희정, 이재명, 박원순 낙마론’이 다시 조명받으면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