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의 위력

2020-10-04     윤 기 한(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추석연휴가 끝났다. 우리 고유의 명절이 그러나 별 재미없이 지나갔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이었다. 이건 애당초 중국의 우한에서 생긴 것이다. 벼라별 것을 다 먹는 중국인들이 박쥐에게서 감염되었다고 한다. 전 세계가 온통 이 바이러스에 시달리고 있다.

선진국이니 대국이니 하는 곳에서도 엄청나게 득세하는 바이러스에 공포분위기가 드세게 일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래서 추석명절을 어정쩡하게 지내고 말았다.

이 재난은 그나마 문재인 정부를 보우하사로 위력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얼씨구나 좋다는 탄성이 터질 기미를 보이기도 한다. 얼마나 고마워하면 중국과의 선린관계를 옹고집으로 일관하고 있는 판국이 아닌가.

코로나 바이러스(COVID 19) 감염 세계랭킹 톱클래스인 미국의 대통령도 드디어 감염 확진자가 되었다. 거구를 거들먹거리며 방역 이행을 겁내지 않은 사람으로 자만에 빠졌던 기세가 풀이 죽었다. 대통령 재선의 희망이 희미하게 깜빡이는 바람 앞의 촛불이 되어 있다.

그가 위세당당하게 바이든 후보와의 토론에서 무원칙의 언변과 괴변을 늘어놓아 진행방식변경 시도까지 논란되는 참에 병원 신세를 지고 말았으니 얼핏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불려지는 그의 존재감은 참으로 안타깝게 되고 말았다.

그는 우리나라를 돈 많은 나라로 치부하는 속셈인지 주한미군의 비용부담을 증액하라고 서둘러대는 기질의 소유자이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거론할 때면 언제나 남한 South Korea’이라고 호칭한다. 그 소리를 들을 때 민망하고 거북하고 지겨워졌다. 마치 우리나라를 한반도라고 부르는 몰상식 인간이나 진배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매우 훌륭하고 잘나가는 형편이라서 크게 겁내지 않는 경향이 엿보인다.

방역관리청으로 승격될 만큼 꽤 애를 써서 글로벌 프로 방역국가로 인정을 받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과학적 양상은 반복되는 변화현상으로 일정한 체계화 시도가 어려운 모양이다. 감염확진을 받고 치료과정을 거쳐 용케 병마에서 해방이 되고 쾌유한 사람에게서도 잔류 병원 실체가 있다는 보고도 있어서 정녕 그 위력에 경악할 수밖에 없나 보다.

특히 호흡기 관련 이병률이 큰 탓에 고령 환자에게는 범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코로나 바이라스가 공포의 대상이기에 이것을 핑계 삼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광복절의 시위 군중집회를 빌미로 창안 개발한 방역위반관련 법규제정이 위헌적 요소를 내포하고 국민의식해체의 경지로까지 상승 오도되었다.

지난 개천절의 집회금지 상황은 전대미문의 유독가스살포와 같았다. 경찰은 집회금지를 강력히 실행했다.

광화문 광장은 300대의 버스차벽(車壁)으로 축성하고 14천명의 경찰관이 인간 쇠사슬을 맺어 놓았고 90군데의 검문소가 설치되었다. 신문화보가 제시한 광장의 도미노국면은 너무나 악랄하고 잔인한 물리적 디자인 그림이었다. 10·3 광화문 봉쇄 단면도는 지독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이 삼엄하기 이를 데 없는 광장거리의 행인들은 소위 불심검문을 받느라 경찰관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단다. 600미터를 걸어가는데 여섯 번이나 신분증 제시를 강요당하는 경우도 있었단다. 그러니 80년대 독재시절의 거리가 재현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승용차를 세우고 사전 동의 없이 차안을 검색하느라 운전자는 고통에 시달렸단다. 이거야말로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위법행위요 독재정권이나 자행할 만행이 아닌가.

아무리 코로나 바이러스가 무섭고 지겹다 해도 헌법을 유린하면서까지 통제와 제재를 능사로 착각하고 선량한 국민을 코민포름 산하에 몰아가는 난도질은 기막힌 억압이요 독선이요 모독의 범주를 떠날 수 없다.

그럴진대 이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지덕지 엎드려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이 엄청난 행운이 있기에 과분한 다수당이 되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 않은가. 더구나 헌법도 정정당당하게, 아니 몰염치하게 짓밟고 의연한 채 물구나무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코로나가 덥석 안겨준 행복을 유지보전하기 위해서는 유시민 따위의 얄팍한 지식인의 알량한 입놀림(ㅈㄷㅇ)은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전현직 두 사람의 법무(法無) 나으리진짜 법무(法務)’가 되어야 코로나 바이러스도 정의 Justice’의 실천을 허용할 게 아닌가. 국가 공무원이 이북의 군대에 의해 총살 화장됐거늘 김정은이 사과했다고 해서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듣고 시체를 해상수색한답시고 덤벙대게 하고 있는 꼴은 어린이만화책 보는 것과 다름없다. 인천 앞바다에서 조난당한 낚시꾼에게 받쳤던 청와대묵념절차는 어디에 가고 말았는가. 부디 코로나 바이러스에게 백배 진배 경배하는 예의범절이나마 갖추면 다행일까 싶다.

윤 기 한(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