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의 ‘칠백의 총’ 구기념관 철거 대신 메모리홀 활용 촉구

- 학계와 후손들 강력 주장 나서

2021-10-13     황대혁 기자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충남 금산 소재 '칠백의총'의 구 기념관 철거계획에 일부 역사학계가 철거를 반대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5년부터 칠백의총 정비사업에 들어가 전통적인 추모제향은 종용사 사당에서 지내고 종용사 밖에  '칠백의총' 기념관을 건립했다. 하지만 일부 역사학계에선 순국한 700의사 가운데 무명의사 200여명의 이름을 찾은 만큼 옛 기념관도 철거하지 말고 이름을 새긴 위패를 모신 추모공간인 메모리홀로 재활용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문화재청 칠백의총 관리소는 지난 3월 정비사업을 통해 추모시설 밖에 새 건립관을 개관한 만큼 칠백의 총 추모시설 내 구 기념관과 관리사를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맞서 싸우다 순국한 중봉 조헌 선생과 700의병을 기린 '칠백의총'은 지난 1663년 현종이 이들 의사의 제향을 올리기 위해 '종용사'를 사액한 후 국가 제향시설로 이들 의사들을 추모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00년대 들어 엄숙한 전통적인 추모방식이 더는 일반 국민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지자,  문화재청은 격식을 갖춘 전통적인 추모제향은 종용사 사당에서 지내고 종용사 밖에  '칠백의총' 기념관을 건립하는 정비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3월 신축개관한 칠백의총기념관은 임진왜란의 개요와 1,2차 금산전투, 칠백의총의 조성과정을 소개한 1전시실과 조헌,고경명, 영규대사 등 당시 전투를 이끌었던 의병장들에 대한 소개와 관련 유물을 전시한 추모공간인 2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문화재청은 제향이 진행되는 종용사 주변은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구기념관 등 추모시설 내 제향시설을 제외한 시설은 예산을 편성해 철거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하지만 역사학계와 중봉 조헌 후손들은 구 기념관을 철거하기보다는 ‘700 의사 기억 공간'으로 재활용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학계의 노력으로 무명위패로 모셨던 순국의사 가운데 200여 명이 넘는 의사 이름을 찾은 만큼 이들의 이름을 새겨 넣은 추모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문준 건양대 인문융합학부 교수는 "미국은 조국을 위해 전쟁에 나가 전사한 병사의 이름을 하나하나 새겨 넣은 메모리얼 월이나 홀을 만들어 그들을 기리고 있다"며 " 700의총의 의미를 더욱 빛나게 하는 장소로 재활용한다면 청소년과 일반인들의 관심과 교육장소로 거듭나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종영 중봉조헌 중종회장은 "구 기념관 역시 성역화 당시 굉장한 의의를 가지고 지은 역사적인 건물인데 아직 생생한 건물을 철거 한다는 것은 국가적으로 낭비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종용사 사당에 모셔진 분은 몇 분 안 되는 만큼 메모리홀을 통해 이름을 찾은 순국의사들의 후손들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