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의원의 말이 지닌 재난

2021-12-01     이정희 (시인. 수필가. 문학박사. 전)선문대교수)
이정희

소위 한 나라의 국회의원으로써의 말이라가에는 너무 황당하다. 황당하기보다 무식하고 후안무치한 안하무인격의 말이다. 1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는 계층은 저학력, 빈곤층, 노년층이라고 했다. 이런 발언이 그냥 실수로 나왔다고 믿기는 어렵다.

이 말이 일파만파로 퍼져서 국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무학력에 빈곤층이 분개하고 있다고 해서 움찔하고 기가 죽을 그들이 아닐 듯 싶다. 돈 안들이고 경찰대학을 나와서 경찰 고위직에 오르고 급기야 50대의 젊은 나이에 국회의원이 되었으니 눈에 보이는게 없나보다.

그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것은 인정해 준다 하더라도 언제 직장에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받았는지 의심이 간다. 만약 그가 외국의 저명대학에서 공부했더라면 더 기고만장할 뻔 하지 않았겠는가. 그리고 빈곤층을 무시하는 듯 한데 도대체 그는 얼마나 부자로 잘 살고 있기에 빈곤한 서민 대중을 깔보고 있는가.

또한 노년층을 몰아서 보수꼴통으로 비판하고 있는데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한때 독재에 저항하고 굴욕외교에 반기를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신자유주의 시대는 무한경쟁속에 승자독식으로 대기업과 권력이 있는 계층만이 잘 살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소비계층이 없이 부자만 존재하다 보니 폐단이 많아지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는 상생과 융합이라는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데 정부가 여당이 정치를 잘 해서 소득주도 성장으로 고르게 분배가 될 수 있었다면 빈곤층이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빈곤층은 늘어나고 대기업은 살아남기 위해서 아우성을 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국가경영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뿐만 아니라 고령층이라 무시당하는 세대들이 허리끈을 졸라매 가며 일을 해서 이제 밥술이나 먹게 만들어 놨더니 고령층을 꼰대로 몰아 붙이는 서글픈 시대를 맞이하였으니 이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현실은 국가의 안보마저 불투명하고 우리의 안보를 의지했던 미국마저 고개를 돌려야 할 지경이 온 듯 싶다. 미국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여당이 정권연장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다 하겠지만 여당의 핵심요직에 있는 국회의원의 생각이 그러하고 말 한마디가 그렇게 안하무인식으로 나온다면 선거는 뻔하지 않겠는가. 왜 자업자득으로 발등을 찍을 일을 저지르는가.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그런 말이 쉽게 나올수 있을까. 말치레로 끝날 사과가지고는 안된다.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을 하늘처럼 우러르고 받들어도 힘든 싸움인데 그렇게 국민을 무시하고서야 어떻게 선거에 이길수 있을것인가.

영토없는 국가, 국민없는 국가, 남의 나라의 지배를 받는 국가는 존재 가치가 없다. 그 보다 같은 국민을 얕보고 무시하는 정치인이 있는 한 이 나라의 미래는 슬플뿐이다.

수 천년 동안 이웃나라의 간섭을 받고 눈치를 보고 살아온 이 나라가 비록 분단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할지라도 이제 자본도 기술도 민주주의의 가치도 가지고 있는 나라로 성장하지 않았는가. 타국가를 돕고 이웃 국가로부터 얕보이지 않는 작지만 강한 나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서로를 존중하고 지식과 인정이 넘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에도 황 의원처럼 편가르기 발언이 없었다. 제발 제살을 깎아 먹는 어린석은 민족이 되어서는 미래가 없다. 다시 한번 황 의원은 유권자들이 납득할만한 책임을 지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