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대는 주둥이

2021-12-01     윤기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국제PEN 한국본부 고문)
윤기한(충남대

참으로 딱하도다. 너무나 가볍게 입을 놀려댄다. 그 얄팍한 주둥이 덕분에 미디어의 총알을 맞고 있다. 많은 사람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어느 헌법기관이라는 위인의 작태가 그렇다.

현직 국회의원 신분이 무색하게 되어버리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끗발 센 여당 소속 인물이 그런다. 어제 아침 신문(조선일보 20211130)지지자, 대부분 저학력·고령층이라는 글을 썼다가 뭇매를 맞고 삭제했다는 것이다.

그게 더불어민주당의 대전중구 출신 황운하 의원이란다. 참새 떼가 아니고 파리 떼와 연관성이 깊은 사람이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닌가. 정말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국민의 힘 대선후보 윤 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도 여론조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전 경기도 지사를 누르고 있는 현실에서 나온 말이다. 아무리 대권에 욕심을 부리고 있지만 터무니없는 말투로 선량한 유권자를 능멸하는 언사는 되레 제 표를 깎아먹는 짓에 지나지 않는다.

그게 다름 아닌 이른바 네거티부negative’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이 대부분 못 배운 늙은이들이라고 단정한 버르장머리는 괘씸하기 이를 데 없다. 어디 감히 그런 소리가 나오는가.

지금 우리나라가 고령화 시대라서 환갑도 채 안 된 발설자는 애송이에 속할지도 모른다. 적어도 구순(九旬)의 구닥다리 늙은이가 보는 눈에는 그렇다. 자식 벌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도 어쩌자고 저학력에다 빈곤한 고령층이란 말을 멋대로 지껄이는가. 나는 싫어도 정권교체를 희망한다. 그러기에 윤석열을 지지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원을 졸업한 나는 저학력자란 말인가. 박사학위 소지자도 저학력자란 말인가. 아무리 제멋대로 씨부렁거려도 괜찮다고, 누가 잡아가지 않는다고 그렇게 중얼대도 좋은가. 쓸데없이 함부로 지껄여도 괜찮은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채 몰랐다는 것인가.

이 문제의 사나이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현안 TF 부단장의 직책을 맞고 있단다. 그가 자신이 끄적거렸는지 주워섬겼는지 알 수 없지만 멋대로 내놓은 글을 삭제했다 할지라도 한 번 내뱉은 것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러기에 아무리 권세 등등한 처지의 실력자라도 입 놀리기를 조심해야한다. 사과라고 한답시고 보수 성향 유권자에 대한 일반적 해석에 근거한 표현이었을 뿐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가 오히려 논란을 더 키웠다고 한다.

그가 벌여놓은 막말 쓰레기는 가당치도 않다. ‘윤석열 지지자들조차 그의 국정운영철학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단정하고 있다. 과거 어느 대선과정에서 후보의 국정운영철학을 제대로 그리고 확실히 터득하고 투표 행위를 수행한 사람이 얼마나 되였었나 궁금하다.

선진국들에게서도 그런 것은 선거과정의 결점으로 치부된다. 미국의 트럼프도 중북부의 노동자들에게서 표를 얻었다. 국정운영철학에 앞서 생계와 직결된 문제의 해결책을 우선시하는 측면에서 선거의 승패가 갈렸다. 그건 바로 선거의 맹점이면서 장점이기도 하다. 그게 곧 선거의 실체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황운하 의원이라는 사람의 쓰레기말투는 너무 고약한 냄새를 풍겨댄다. 미국의 대학생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말 시엇 shit’이 금방 입가에서 머뭇거린다. 정녕 아더메치로서 아니꼽고 더럽고 메스껍고 치사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쓸데없는 말을 아주 함부로 지껄여대면 자신도 위신을 떨트리고 동료들의 품격마저 망가뜨린다. 제발 아이들이 로고와 게임을 즐기듯이 말장난으로 내뱉는 말은 결국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신나게 씨부렁대다가 오물구덩이에 미끄러져 빠지지 않도록 언제나 입 가름을 잘 해야 현명한 사람이다. 무릇 입놀림에 조심 또 조심할지어다.

윤기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국제PEN 한국본부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