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세종시의원 시장 공약사업 예산삭감에 "자질있나?" 비판 쏟아져

-시민들 "다수시민이 뽑은 시장 공약사업 무시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월권" -김태흠 충남지사 "작년 본인들이 세워준 예산 삭감,세종시의원들은 스스로 모순 일으켜" 민주당 세종시의원 "민생위한 예산이 우선,보여주기식 치적사업은 검토 필요"주장

2024-10-07     황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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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세종시의원들의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행태에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민호 세종시장의 공약사업인 2026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 빛축제 예산을 세종시의회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 시의원들이 삭감해 사실상 공약사업을 이행하지 못할 상황에 처하자 주권을 행사한 세종시민들의 민의를 민주당 시의원들이 왜곡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민들의 다수 지지로 당선된 세종시장의 공약사업을 예산 심사권을 내세워 수적 우위로 세종시 집행부가 올린 공약사업 예산을 가차 없이 삭감한 데 대해 시장의 예산편성권은 깡그리 무시하는 지방자치의 근본을 해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세종시민 이모씨(61.소담동)는 "시민의 투표로 당선된 시장의 공약사업이라면 이미 선거를 통해 다수의 시민 뜻이 반영된 것인데 아무리 당적이 다른 시의원들이어도 이를 존중해 주는 것이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며 " 민주당 시의원들의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해밀동 시민 김모(55씨는 "세종시의 정당 지지세는  민주당이 강세지역임을 전 국민이 알고 있는데 민주당 시의원들은 무엇이 두려워 시장 공약사업을 무산시키려 하는 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자신감있게 협치하고 감시하는 지방의원의 본분을 보여주면 민주당 지지세가 더 올라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급기야 민주당 시의원들에게 예산 반영을 요청하는 마지막 카드로 6일부터 단식에 돌입하자 최 시장을 위로하기 위해 단식 현장을 찾은 외부 인사들의 입에선 민주당 세종시의원들을 비판하는 언사가 빗발쳤다.

6일 저녁 단식 현장을 찾은 김태흠 충남지사는 민주당 시의원 행태를 직설적으로 공격했다.

김태흠 지사는 이날 최민호 시장을 단식 현장에서 만나 세종의 미래를 위해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김태흠 지사는 "제 생각에 박람회를 위한 국비 확보가 됐고 의회에서도 이미 관련 예산 10억 원을 승인해 놓고 이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이런 일은 지방자치단체가 시작한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며 "세종시의회는 스스로 모순을 저지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람회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건 시민을 위한 일이 절대 아닐 것"이라며 "다른 도시들은 수억 원을 들여 일부러 공원을 만드는 상황에서 시민을 위한 공원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박람회 개최를 지금 와서 하지 말라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민주당 시의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김 지사는 "원예치유박람회와 정원도시박람회가 같은 시기에 개최되면 큰 틀에서 서로 보완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우리는 준비위원회도 구성하고 얼마 남지 않은 박람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시의회에서 심의권을 존중해 달라고 했으면 집행부의 편성권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라며 "세종시는 대한민국의 행정수도이고 수도란 대표 도시라는 뜻인데, 그런 도시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어이가 없다"고 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7일 단식에 돌입한 최 시장을 찾아 지방의회에서 중앙정치의 논리가 적용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여야를 떠나 지역 발전을 위한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범수 총장은 최민호 시장으로부터 2026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추진 상황을 공유받고 개최 필요성에 적극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며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서범수 사무총장은 "지역은 지역 나름의 발전 논리가 있고 여기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면서 "세종 국제정원도시박람회는 세종시와 시민을 위한 발전사업인데 이 행사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시민들의 기대를 완전히 저버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 총장은 시장을 위한 치적 사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서 총장은 "(박람회가) 시장을 위한 사업이 아니지 않나. 세종시 또는 시민을 위한 발전사업 아니냐"며 "지역은 지역 논리로 지역 발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그런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민호 시장은 여소야대 정국의 중앙정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 논리가 세종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며 박람회가 시민과 세종시의 미래를 위해 치러질 수 있도록 중앙당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최 시장은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그동안은 협치를 통해 잘 넘어왔지만 정원도시박람회는 2026년 4월에 열려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더욱 행사를 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시민을 위해 끝까지 싸우고 11일까지 단식을 멈추지 않고 이 상황을 시민 여러분께 고발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최 시장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당론으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중앙에서 여론을 환기시켜주면 당론도 바뀔 수 있다"며 "지역의 일로만 보지 말고 여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서범수 총장은 세종시의회가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어렵게 시정을 풀어나가는 최민호 시장의 노력을 중앙당에 잘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김명주 경상남도 경제부지사와 김영 고려대 부총장 등도 최민호 시장의 단식 현장을 찾아 지지를 나타냈다.

특히 김명주 경남부지사는 이날 방문에서 "세종시민의 열망을 모아 준비해 왔고, 중앙정부로부터 승인받고 국비까지 확보한 행사가 차질을 빚고 있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는 요지의 박완수 경남지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메시지에서 박완수 경남지사는 "큰 국제행사를 열고 나면 그 도시의 품격이 높아지고 시민의 자긍심이 고취되며, 이후 관광과 경제활성화로 연결된다"며 "세종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슬기롭게 해결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시장의 단식에 따른 파장이 일자 자신들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민생을 위한 예산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하며 시민의 삶이 외면되는 보여주기식 치적사업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방향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시장 공약사업의 예산 삭감 당위성을 설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