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시장의 고뇌를 공직자들은 아는가?

2024-10-25     황대혁 기자
황대혁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은 공직자 출신 단체장이다. 공직생활 30여년간을 중앙과 지방조직에 몸담았던 행정의 달인이다.

정부의 핵심부서인 행정안전부에서부터 국무총리실 비서실장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을 비롯해 충남도 기획관과 안면도국제꽃박람회 조직위 사무차장, 행정부지사 등 중앙과 지방 행정기관을 두루 섭렵해 나라 살림과 정책결정, 지방행정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특히 공복의 신분일 때 국가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의 상징인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를 기획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또 세종시를 출가(?)시킨 부모 격인 충남도청에서 오랜기간 근무한 이력도 있다보니 역대 어느 세종시장보다도 세종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전문가들은 미래도시의 이상형은 정원도시라고 말한다. 그만큼 가장 살고싶은 도시가 정원도시인 것이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이상형의 정원도시를 최민호 세종시장은 선출직 단체장으로 당선 전인 일반 공직자 신분때부터 일찍 파악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 재임때부터 세종시의 녹지공간 확보와 인공호수를 겸비한 정원도시로 계획했다.

여기에 행정안전부 재임시엔 대한민국이 지방자치제 실시를 앞둔 시점으로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만드는 작업에 뛰어든 사람이다. 그당시에도 지방자치의 순기능 뿐 아니라 정치적 대립 등에 따른 폐해를 우려한 바 있다.

최민호 시장은 최근 세종시의회의 다수를 구성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도로 자신의 공약사업인 2026정원도시박람회 준비예산을 삭감시키자 행정안전부 재임때 우려했던 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을 본인이 목격하게 됐다며 자괴감을 토로한 바 있다.

최민호 시장은 행정의 룰을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의 공약사업을 떠나 정부가 승인한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예산안을 정파가 다른 다수 시의원들이 삭감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국가가 승인하고 예산을 지원하겠다는 사업을 해당 지자체의 지방의회가 반대한 사례를 쉽사리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가 예산을 따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지자체에선 단체장과 지방의회 다수가 소속정당이 달라도 오히려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기투합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세종시에선 거꾸로  가고 있으니 시민들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특히 최민호 시장은 충남도 재직시절 2002안면도 국제꽃박람회를 성공시킨 핵심 주인공이다. 국내 단체장 가운데 꽃과 정원분야에선 일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전문성을 가진 최 시장이 세종시의 위상 확립과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택한 것이 국제정원도시박람회다.

그렇기에 관련 예산안이 삭감되자 자신의 의지를 보여줄 수단으로 단식을 택했다.  단식을 결단할 때까지 시장이 얼마나 많은 번뇌에 쌓였을 것인가? 단식의 순간은 결연함이 배어 있었다.

문제는 세종시의 조직에 있다. 행정수장인 시장이 택한 단식 항의에 대해 내부 통신망 댓글에서 비웃은 직원들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가히 이해하기 어려운 조직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정치적 색채를 띤 공무원들이 분명하다.

오랜시간 민주당 출신의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돼 세종시 수장을 맡아오다보니 일부 공무원들이 정치에 오염됐다고 보여진다. 지금도 세종시 공직사회 일부에선 다음 지방선거에선 다시 민주당 출신이 시장이 될텐테 지금 국민의힘 소속 시장의 추진사업을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느냐는 얘기가 나돈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지나치게 정치 풍향계에 휩쓸리는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은 오로지 주민을 바라보고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최민호 시장은 공직자 출신이어서 오히려 공직자들을 위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과거 전임 시장 라인이라는 공무원들에 대해서 차별하지 않고 정상적인 인사를 단행한 사람이다. 이런 최 시장의 마음을 지금의 세종시 공지자들은 마음 깊이 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