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선택 전 대전시장 “세종시의 행정수도 명문화는 개헌 통해 반드시 반영돼야”

-권선택 전 대전시장 “충청권에 유리한 공약 제시하는 후보에 힘 실어줄 필요” -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위한 계기돼야” -“6.3대선은 국정공백 회복과 사회통합, 경제난국 뚫을 해법 제시 필요”

2025-04-20     황대혁 기자
권선택

권선택 전 대전광역시장은 행정고시를 합격해 전문 행정관료로서 행정안전부와 청와대 비서관 등 핵심 중앙부처 근무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자 정계 입문 후 국회의원과 대전광역시장을 역임하는 등 충청권의 대표 정치인으로서 삶을 살아 왔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를 두루 섭렵한 보기 드문 행정 전문가이며 다선 국회의원과 광역단체장을 지낸 충청권 정치인의 정신적 지주로 통하고 있다.  

권선택 전 대전광역시장을 만나 최근의 정국 상황과 지역 발전을 위한 혜안을 들어봤다.

-그동안 근황을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선거 관련 재판에 연루되어 약 7년 동안 공식적인 정치 활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로 인해 공백기가 있었고, 작년 8월 광복절에 복권되어 현재는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공백 기간 동안에는 개인적으로 충전의 시간으로 활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면서 지인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독서도 많이 하며 배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여러모로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의 학문에 도전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본래 인문계 출신입니다. 그러나 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대 진학을 희망했던 이과 지망생이었습니다.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지만 당시에는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마음이 남아 있었기에, 쉬는 시간을 활용해 사이버대학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이과 학사를 이수한 셈이죠. 또 제 두뇌를 테스트해 보고자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응시해 합격했고, 그 과정에서 큰 보람도 느꼈습니다. 이처럼 저는 자기 충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제21대 대통령 보궐선거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요?

▲이번 대선은 아시다시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보궐선거가 아니라, 엄연한 대통령 선거이기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국정 공백을 회복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대선이 되어야 합니다.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오는 6월 3일까지 6개월 동안 국정이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사회적 혼란이 심화된 만큼, 이를 치유할 수 있는 지도력과 통합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둘째, 계엄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헌법재판소는 계엄이 위헌·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번 대선은 이러한 위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국정 운영의 책임성과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셋째, 경제 대선이 되어야 합니다. 계엄 이후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이 매우 큰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통상 전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서민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해법을 제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개헌 논의는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현행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된 이후 38년간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간 사회는 급격히 변화했으나 헌법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대통령 중심제에서 오는 여러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으며,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70% 이상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기가 문제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투표를 병행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개헌안 마련과 국민적 합의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세종시의 행정수도 명문화 역시 개헌을 통해 반드시 반영돼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청권 대선 전략과 의미를 부여한다면요.

▲충청권은 항상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중도층과 부동층이 많은 지역으로서, 전략적 투표가 매우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분산 투표가 많았기 때문에 선거 후 지역 발전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충청권에 유리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번 대선에서 충청권 핵심 공약 방향을 제시해 준다면요?

▲대선 공약은 후보나 정당만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민들의 요구가 모이고 정리되어야 좋은 공약으로 채택될 수 있습니다.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공약으로는 '행정수도 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은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시 이전입니다. 이미 예산도 일부 확보되어 있고, 실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충청권 위상 강화를 위해 반드시 반영돼야 할 공약입니다.

또한, 청주공항의 전략적 공항화도 필요합니다. 대통령이 세종에 근무하게 되면, 외빈 방문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청주공항에 민간 전용 활주로를 신설해 국빈 공항으로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는 공항 위상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대전은 대덕특구 재창조와 AI, 데이터 산업 중심의 제2특구 지정이 필요해 보입니다. 충남은 서해안 대산항 개발과 물류 거점화에 힘써야 하며 충북은 바이오 산업 집중 육성과 바이오 스퀘어 조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헌법재판소, 중앙선관위 등 헌법기관의 세종시 이전 추진이 필요합니다. 경제 기능 및 산업 기능 보완하고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및 주거·교통 여건 개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울러 세종 자유구역 특구 지정 등 파격적인 제도 마련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충청권 행정통합은 꼭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충청권 4개 시·도의 통합은 인구 소멸 시대와 지역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큽니다. 그러나 현재는 정치적, 제도적 합의가 부족합니다. 세종시는 지방분권의 상징 도시로서 별도 전략이 필요하며, 경제 블록 통합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충청권 지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십시오.

▲최근의 탄핵 정국과 계엄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많이 피로해졌지만, 대한민국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저력을 가진 나라입니다.

이번 대선을 통해 충청권이 도약할 수 있는 호재로 삼기 위한 지역민의 단결과 전략적 대응이 절실합니다. 함께 힘을 모아 좋은 결과를 만들어가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