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과 당연함, 그 얇은 경계에서 시작하는 한 주
늘 반복되는 여정이건만 여전히 낯설다. 익숙할 법도 한데,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른 시각에 눈이 떠진다. 새벽녘 고요한 하늘을 바라보며 조용히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참 고마운 하루의 시작이다.
아침에 눈을 뜰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목을 적셔주는 물 한 모금이 주는 생명의 기운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다 간 거리를 깨끗이 정리해 주신 청소 여사님의 손길이 고맙고, 폭우가 휩쓴 뒤 떨어진 나뭇잎을 쓸어내는 경비 어르신의 묵묵한 수고가 따뜻하게 느껴진다.
무더위 속에서도 그 수고에 대하여 수박주스를 건네며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는 분들의 순수한 마음이 참으로 고맙다.
이런 일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너무도 일상적이기에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 눈을 뜰 수 있음도, 물을 마실 수 있음도, 내 곁의 사람들도, 내 일터도,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누군가의 수고와 희생 위에 놓여 있다. 감사는 그 사실을 아는 데서 출발한다.
혹자는 감사의 반대말을 ‘불평’이라 말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진짜 반대말은 ‘당연함’이다. ‘이 정도쯤은 당연하지’, ‘이건 원래 그래야 해’라는 마음이 들 때, 우리는 더 이상 감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당연함’은 어느새 교만을 낳고, 교만은 결국 모든 것을 무너뜨리는 독이 된다.
감사는 삶의 깊이를 더한다. 작은 일에도 마음을 움직이고, 사소한 만남에도 의미를 느끼며, 평범한 하루도 축복으로 여긴다. 그런 사람이 모인 사회는 따뜻하고 풍요롭다. 반대로 ‘당연함’이 가득한 곳은 불만과 비교, 무례와 경쟁으로 가득한 삭막한 곳이 된다. 감사로 가득한 사회가 천국이고, 당연함으로 가득한 사회가 지옥이라 한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이번 주, 거센 폭우가 지나가자마자 폭염이 시작되었다. 숨이 턱 막히는 무더위 속에서도, 불쾌지수 높은 날들이 예고되어 있음에도, 우리는 감사로 한 주를 시작할 수 있다. 아니, 그래야 한다. 당연함이 아닌 감사함으로, 불평이 아닌 고마움으로 오늘을 맞이한다면, 그 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결국 세상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당신의 오늘이 ‘감사’로 채워지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필자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