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논단] 관세 타결 이후, 한국의 선택과 대비책
― 이재명 정부가 직면한 과제와 전략
【SJB세종TV】김명수논단=한미 양국의 관세 협상은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윈윈’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타결의 저변에는 미국의 전략적 계산과 정치적 압박이 분명히 존재한다. 한국은 3,5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 약속과 LNG 수입이라는 대가를 치렀고, 그 과정에서 외교·정치적 개입이 수차례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순히 무역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외교 자주권을 시험대에 올려놓은 사건이다. 따라서 향후 이재명 정부는 단순한 경제 성과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대미 관세 압박과 정치적 간섭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로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금번 관세 압박을 지혜롭게 ‘협상 지렛대’로 전환하여야 한다
미국은 관세라는 카드를 전략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 역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며, 반도체·배터리·조선·K-콘텐츠 등 글로벌 가치사슬에서 대체 불가능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일방적 수용자’가 아니라, 전략적 공급자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관세 인하는 ‘선물’이 아니라 ‘상호 필요성’의 결과라는 인식을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이는 향후 재협상 국면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가 될 것이다.
외교 다변화를 통한 ‘균형 외교’를 강화하여야 한다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을 압박하지만, 한국의 외교 전략은 미·중 사이에서 단순히 ‘한쪽 편들기’로 귀결되어서는 안 된다. 유럽연합(EU), 동남아, 중동 등과의 통상 협력을 확대해 대체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에너지·안보 의존을 분산시켜 미국과의 협상에서 자율적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즉, 다변화된 외교 파트너십은 한국이 특정 강대국의 압박에 흔들리지 않는 최소한의 안전판이 된다.
국내 정치 안정과 국민 통합을 전제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정치적 개입 시도는 한국 내부의 분열을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대사의 발언, 전직 미국 지도층의 개입은 단순 사건이 아니라 ‘내부 균열’을 노린 공작의 일환일 수 있다. 이럴수록 이재명 정부는 국내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내야 한다. 외부 압력이 내부 분열을 증폭시키지 못하도록, 여야 간 협치와 사회적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장기적 국익 중심의 통상전략과 마스터플랜을 수립ㆍ추진해 나가야 한다
단기적인 관세 인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기술 자립도 강화 : 반도체, 에너지, 방산 등 전략 산업의 공급망을 국내화·고도화해야 한다. 통상 전문 인력 양성 : 국제 통상 전문가, 국제법·국제정치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양성하여, 단발적 협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외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우선 국가 전략센터를 설립하여야 한다. 미국, 중국, EU 등 주요국의 통상·외교 전략을 종합 분석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국익중심의 실용적 유연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외교는 원칙과 실리를 동시에 요구한다. 이재명 정부가 ‘자주 외교’를 강조하되, 미국과의 갈등을 불필요하게 증폭시킬 필요는 없다. 미국의 요구가 과도할 때는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하지만, 협력 가능한 영역에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이는 한국이 ‘반미’도, ‘친미 일변도’도 아닌, 실용적 동맹의 모델을 구축하는 길이다.
한미 관세 타결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 속에 담긴 미국의 정치적 의도와 전략적 계산을 간파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경제적 이득 뒤에 숨은 정치적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보여줘야 할 것은 단순한 협상 기술이 아니다. 자주적 외교, 국민 통합, 장기적 국익 전략이라는 세 축 위에서 흔들림 없는 국가 리더십을 확립하는 것이다.
지금 한국은 시험대 위에 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관세 압박을 넘어, 한국이 진정한 중견국 외교의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적 순간이 도래했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영광이다.
<김명수 주필 소개>
김명수는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자산 1,000조 원 규모의 메가뱅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8년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재직 당시 은행 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산업은행을 CIB(민영은행)와 KOFC(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해 민영화를 추진하려 했지만, 대내외적인 여건의 미성숙으로 좌절된 바 있다.
현재 한국노동경제연구원 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동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법학박사로서 최근 저술한 <노동정책의 배신>, <금융정책의 배신>, <선도국가>를 비롯하여 지금까지 103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또한, 한국중소벤처포럼 이사장, HQ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역임하는 등 풍부한 금융 현장 경험을 갖춘 금융 전문가이며, (주)퓨텍을 직접 경영했던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4차 산업혁명 및 AI 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KLA 코리
아 리더스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