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군과 이해서 양의 결혼식을 위한 신부측 축사

김용복의 국어나라

2025-12-24     세종TV
이해인/

안녕하세요. 이해서 양의 언니 이해인입니다.

족보상으로는 제가 언니이긴 한데요, 제가 예술을 업으로 삼으면서 장녀의 의무를 다하기가 어려워져서요. 현재는 동생에게 장녀로서의 모든 권리와 책임을 물려준 상태이긴 한데 그래도 아직까진 족보상 언니인지라 이 자리에 이렇게 서게 됐습니다.

작년에 처음 동생이 성민군과 결혼하겠단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처음엔 제 눈엔 마냥 어린애같은 동생인지라 걱정도 많고 잔소리도 많았었는데요. 하지만 어느새 저보다 더 성숙해진, 단단하고 선한 어른이 된 해서를 보며 제 걱정이 기우였단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또 우리 신랑 성민 군이 워낙 좋은 사람이잖아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말 많이 신뢰가 가더라구요. 특히 해서가 식탐을 이기지 못하고 사이드 음식을 하나 더 시키려고 할 때 마다 한번만 더 생각해보자고, 한입 더 먹으면 배부를 수 있다고 설득하는 성민군을 보며 해서가 신랑 참 잘 만났다, 제 짝을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서랑 저는 참 친구같은 자매입니다. 같이 자라고, 같이 살면서 싸우기도 많이 싸웠지만 그 누구보다 제 삶에서 가장 친한 제 베프입니다. 처음엔 제 동생을 누군가에게 뺏기는 것 같아 동생이 결혼하는 게 싫었지만 자연스럽게 우리 가족이 된 성민군을 보며 결혼은 단절이 아닌 새로운 확장이란 것을 알게됐습니다. 우리의 가족이 된 성민군에게 고맙고, 성민군과 함께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해서양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저는 아직 제가 어른이라 생각하지 않아서 크게 해 줄 말은 없습니다. 그저 두 사람을 언제나, 아무 조건 없이 응원하고 지지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7년 전에 동생을 위해 쓴 시를 낭송하며 축사를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제 동생은 19살 저는 22살이었습니다. 당시 해서는 지망했던 1순위 대학에서 떨어지고 매일같이 울고 좌절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동생을 보며 쓴 시입니다.

 

 내 동생 해서야

내 세상이 너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내 영혼과 몸을 내어서라도 너를 지킬 것이라는

이유없이 존재하는 그런 믿음이 있다.

세상이 널 모질게 괴롭히고

모든 게 네 탓 같고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느껴질 때

이유를 막론하고 너의 편에 내가 있다는 걸

널 고통스럽게 하는 모진 풍파를 내 손으로 막아내고

수많은 회초리와 상처를 내 등으로 받아낼 거야

네가 어떤 길을 가든 나는 너와 함께할 거고

네가 걷는 길에 의심따윈 없을 거야

내 세계에서 너는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고 있단다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앞으로 언제나

태양의 불꽃을 지닌 내 아우야

네가 한없이 소중해서

끝없는 믿음, 내 삶의 이유

 오늘 이렇게  적는다

 

바쁘신 연말에 이렇게 시간내어 결혼식장을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