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통합 보류…“졸속 제동” vs “절차 월권”

시민사회 “공론화 없는 속도전 멈춘 건 다행” 법사위 판단 범위 논란…지방선거 쟁점화 가능성

2026-02-25     손지원 기자
지난

【SJB세종TV=손지원 기자】 대전·충남 행정통합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보류되면서 지역 사회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통합 논의가 일단 멈춰 섰지만, 절차적 정당성과 향후 재추진 가능성을 둘러싼 해석은 엇갈린다.

그동안 대전·충남 통합은 수도권 집중에 대응할 광역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제시돼 왔다. 인구 감소와 산업 기반 약화에 직면한 비수도권이 행정·재정 권한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국비 확보와 국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행정구역 통합이 곧바로 지역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고, 주민 의견 수렴과 비용 추계, 조직 개편에 따른 혼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대전참여연대 김재석 사무처장은 “시민사회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다가 성급히 결단할 뻔했는데, 일단 보류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행정통합이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만큼, 통합이 유일한 해법인지에 대한 근본적 검토는 여전히 필요하다”며 “광역연합이나 특별지방자치단체 등 다른 방식은 없는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당이 책임 공방을 벌일 사안이 아니라, 향후 로드맵과 공론화 절차를 어떻게 설계할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논의가 완전히 종결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 사무처장은 “지방선거 국면에서 다시 후보자 공약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아직 법사위 심사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최종 처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대전시민사회연구소 민병기 소장은 법사위의 판단 범위를 둘러싼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국회법상 법사위는 법안의 체계와 자구 등 법률적 적합성을 심사하는 기구”라며 “정책의 타당성이나 가치를 평가하는 기관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번에 대전·충남과 대구·경북 통합안을 함께 보류한 것은 적합성 판단을 넘어 가치평가가 개입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는다”며 “이 부분은 월권 논란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 소장은 또 “행정통합은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설명과 토론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치권은 책임 공방에 앞서 그간의 소통 부족에 대해 사과하고 숙의 과정을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행정통합 논의는 일단 제동이 걸렸지만, 지방소멸 대응과 광역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는 만큼 다양한 대안 모색과 공론화 요구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