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앙꼬 있는 찐빵’으로 시도통합 무산 후폭풍 풀어야 한다
【SJB세종TV=황대혁기자】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지역여론만 갈라진 채 원점으로 돌아왔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시장과 충남지사가 제안한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시범 사례로 추진해 보자고 밝히면서 시작된 행정통합은 어이없게도 대전충남이 아닌 광주전남만 통합법안이 통과되는 기이한 결과로 끝나는 모양새다.
재주는 대전충남이 벌이고 20조원의 재정지원과 공공기관 우선 이전의 달콤한 과실은 광주전남이 따먹는 꼴이 된 셈이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가능성의 불씨가 완전히 사그라진 것은 아니지만 여야간 워낙 입장차가 커서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여진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무산위기에 놓이면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책임소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서로 상대방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충남대전통합 및 충청지역발전특별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논산 지역구 황명선 의원은 25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장우 대전시장,김태흠 충남지사를 “영원히 용서받지 못할 ‘매향 3적’으로 규정하며 성토했다. 이들이 고향 발전을 팔아먹은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같은 날 대전서갑 지역구의 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대전시의회에서 가진 규탄대회에서 이들을 ‘매향노’라고 주장했다.
충남 금산이 고향인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고향 발전을 반대하는 국민의힘은 심판받을 것”이라고 따졌다.
이에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주장은 적반하장이라며 응수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먼저 통합을 제안했을 때는 콧방귀도 뀌지 않더니 뒤늦게 대통령의 한마디에 태도가 돌변해 통합추진에 나섰다며 진정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본다. 또 민주당의 통합법안도 국세의 지방이양 등 재정방안이 확실하지 않은 졸속으로 만들어져 통합의 의미가 없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충남행정통합을 최초로 제안했던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번 사태의 책임은 졸속법안을 만든 민주당에 있다며 즉각 반격했다.
이장우 시장은 “우리가 제안했을 때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민주당 충청권 국회의원들이 대통령의 한마디에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꾸어 통합 추진으로 돌아섰다”며 “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적 재정확보방안으로 마련한 일부 국세의 지방이양과 자치권 확보 등 국민의힘 발의 법안의 핵심내용은 빠진 채 민주당의 졸속법안으로 통합하자는 것은 대전충남주민들을 기만하는 행태 ”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태흠 지사도 “수도권 집중에 대응할 진정한 시도통합을 위해 재정권 확보 등 앙꼬있는 찐빵을 만들자고 했더니 민주당은 앙꼬를 뺀 찐빵을 만들자고 한다”며 통합실패는 민주당의 졸속법안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런 상황의 결과에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둘 다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민주당은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추진했어야 하며 국민의힘도 처음 통합을 제안한 주체이기에 최선의 통합법안 마련을 위해 좀 더 고민하며 대응했어야 한다.
목원대 권선필 교수는 시도통합 문제는 역사적으로 3박자가 맞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우선 대통령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있어야 하며 두번째는 재정과 권한을 이양해 줘야 하는 중앙부처의 반발을 제어할 수 있는 정권 초기에만 가능하다고 한다. 세번째는 통합을 원하는 해당 시도의 단체장들의 뜻이 모아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수십년간 시도통합 문제가 제기됐지만 그동안 성공하지 못한 것은 이 3박자중 하나라도 어그러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금 시점이 통합에 필요한 이들 3박자가 갖춰져 수십년 만에 한번 올까 말까한 골든타임의 기회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당장의 통합추진은 물건너간 모양새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 시간을 갖고 통합추진의 로드맵을 밟는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주민투표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통합법안에 채워야할 내용을 면밀히 살펴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주민들의 입장에서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 그것만이 주민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