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전남 화순군 도곡면에 위치한 남양 친환경 영농법인을 찾았다. 이곳은 2011년 친환경유기농업으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9대째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홍일표씨가 대표로 일하고 있는 작업장이다.
푸른 점퍼를 입은 안 후보는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작업장에 들어가서 영농법인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몇몇 농가들이 맞춤형 쌀 재배를 한다고 하는 데 그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는 지 등등을 홍씨에게 물으며 농가 운영에 관심을 보였다.
50~60평 정도되는 작업장에는 수확한 벼들이 담긴 포대가 그득했다. 안 후보는 홍씨와 함께 지게차에 올라 벼가 담긴 포대를 한쪽에 설치된 건조기로 옮겼다. 안 후보는 지게차에 올라타기 전 포대를 살펴보다 포대 속에서 메뚜기를 발견하기도 했다.
벼를 건조기에 투입한 후에는 건조기에서 나오는 건조된 벼들을 포대에 받았다. 이후에는 농가용으로 만들어진 정미기에 벼들을 부은 뒤 도정 과정을 지켜봤다. 정미기에서 쏟아지는 쌀을 두 손으로 받아내던 안 후보는 쌀을 만져보기도 하고 허영 수행팀장과 함께 이를 먹어보기도 했다.

도정을 통해 농민 체험을 한 안 후보는 10여명의 마을주민과 작업장에 둘러 앉아 농민들이 말하는 농촌현장의 어려움을 전해들었다.
한 농민은 "이번 태풍으로 엄청난 피해를 받았고 국가가 이를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자연재해로 농촌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보상을 제대로 해줘서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농민은 "정부가 소비자 중심으로만 농업정책을 하다보니 쌀가격이 오르면 눌러 내리고 가격이 내리면 놔둔다"며 "농업정책에 대해서 정부가 농민들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소득을 보장해줘야 한다. 농업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좋은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호소했다.
또다른 농민은 "네덜란드의 어느 컨설턴트는 '대한민국 농민들은 정말 위대한데 정부는 무엇을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며 "정부가 그런 얘기를 듣지 않도록 농가에 지원을 해줘 인재들이 농업을 좋은 직업으로 여길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농민들의 바람을 전해들은 안 후보는 "가장 중요한 건 농업을 더이상 경제적 관점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식량 안보문제도 있고 농업이 우리의 고유 문화인 만큼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혼자서 시작한 일로 마을 전체가 좋은 방향으로 차츰 잘 살게 됐다는 말을 들으면서 와인이 생각났다"며 "협력하며 같이 커 나가는 이런 공동체는 다른 지역에서도 본 받을 만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비유한 와인 얘기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인정을 못 받던 시절, 캘리포니아에 살던 로버트라는 사람이 세계를 돌며 자기 동네 와인을 알렸더니 마을 전체가 와인으로 유명해졌다는 일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