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정치 영화' 잇단 개봉에 촉각…대선판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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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정치 영화' 잇단 개봉에 촉각…대선판 파장은?
  • 뉴스1
  • 승인 2012.11.1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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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1985' 공식 포스터 © News1

 여야 정치권이 대선을 앞두고 잇달아 개봉하는 이른바 '정치 영화'의 파급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22일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이 당한 고문의 실화를 담은 '남영동 1985'와 유신시대를 고발하는 다큐 영화 '유신의 추억'을 비롯해 29일에는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소재로 한 '26년' 등이 개봉한다.

이들 영화 모두 민주화 운동 등을 배경으로 한 만큼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이 여론에 미칠 파장을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보수 진영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측은 분명하게 진보 진영의 메시지를 함축한 이 같은 영화들이 '정치적 목적'을 가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15일 박선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예술의 자유는 존중 하지만 자신이 가진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거나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면서 "예술, 종교, 문학 등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위치를 활용해 지나친 목적 의식을 드러낼 경우 본질 자체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22일 개봉하는 '남영동 1985'는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인 '남영동'을 바탕으로 김 고문이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민청학련 사건으로 체포돼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은 상황을 재현하고 있다.

이 영화의 정지영 감독은 지난 6일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만든 작품이 대선과 사회에 반영돼 뭔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감독으로서 보람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굳이 숨기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지난 12일 '남영동 1985'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시사회가 끝나고 문 후보는 눈물이 흐른 듯 손수건으로 눈가를 훔쳤고, 안 후보는 눈물이 고인 얼굴을 감싸 쥐기도 했다.

인기 웹툰 작가 강풀의 만화를 각색한 픽션영화인 '26년'는 역시 1980년 광주 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 가족의 복수극을 그리고 있다.

두 영화는 일단 일차적으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지만 박 후보의 아버지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군부 정권 등을 연결고리로 과거사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선 판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개봉하는 '유신의 추억'은 자료 영상과 증언 등으로 유신 시절 시대상을 재현한 다큐 영화다. 유신 통치하의 억압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있지만 다큐 독립 영화라는 점에서 여론의 파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진보 진영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과 달리 보수 진영에 유리하다고 할 만한 영화는 눈에 띄지 않는다.

    

이들 영화에 대응할 작품으로 박 후보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퍼스트레이디-그녀에게'가 꼽혀왔지만 대선 전 개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당초 이 영화는 오는 29일 육 여사의 탄생기념일에 맞춰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개봉일이 정해지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과 육 여사의 젊은 시절 사랑 등을 내용으로 해 멜로물로 기획된 이 영화는 제작사 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기획된 영화'라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노웅래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8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박 후보 측이 영화 '그녀에게'를 통해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원 및 홍보를 하려 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영화 '그녀에게' 관련 보고서라는 제목의 문건을 모 의원실에서 발견했고, 이 문건에는 올해 7월9일 문건 작성자가 영화 제작사 대표와 만났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영화를 통한 '박근혜 후보 홍보방안'이 실려 있다"고 주장했었다.

지난 8월에는 KBS가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강철왕'을 대선을 앞두고 방영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결국은 무산됐다. 당시 KBS 노조 등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개발독재 시절을 미화 할 수 있다"고 반발했고, 김인규 KBS 사장은 "올해 안에 제작이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는 진보 진영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의 잇단 개봉에 맞서 오는 20일 영화 '돈 크라이 마미' 시사회에 참석한다.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실화를 토대로 한 이 영화를 통해 '사회 안전망' 강화라는 정책 메시지를 부각 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한나라당은 밀양 지역에 진상조사단을 현지에 파견했고, 박 후보는 2005년 4월 국회 대표 연설에서 성범죄자들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전자발찌법안'을 처음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영화 등 문화콘텐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스크린 등에 투영되는 생생한 현실이 유권자의 표심을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대선 과정에서는 5·18 민주화 운동을 그린 '화려한 휴가'가 개봉해 750만명의 관객을 유치하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민주당은 대선에서 참패했다. 이미 선거판이 한나라당 쪽으로 기울었던 만큼 영화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틈이 없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04년 미국 대선 당시에도 부시 정권에 비판적인 '화씨 9/11' 같은 영화들이 나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선거 결과는 공화당 부시의 재선으로 끝났다.

그러나 올해 연말 대선은 역대 어느 대선보다 여야 후보 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개봉을 앞둔 정치 영화들이 대선판의 상대적 '변수'로 자리 잡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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