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서 사귀어야 할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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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서 사귀어야 할 친구
  • 文 熙 鳳(시인·수필가·평론가)
  • 승인 2016.04.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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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시인·수필가·평론가) 

오늘 지인이 주선하는 번개팅 모임에 갔다 왔다. 고마운 분이다. 가끔씩 날 잡아 만나자고 한다.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싶다. 밥 먹고, 차 마시고,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나누다 보니 두세 시간이 훌쩍 지났다.

나이 들며 살다 보니 반가운 사람은 친구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자 지낸다는 것은 정신과 육체 건강을 해치고, 우울증이나 정서불안 등을 초래해 불행의 나락으로 쉽게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어떤 친구가 있어야 할까.

먼저 건강관리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건강보다 더 좋은 게 또 있을까 싶다. 없다. 행복하려면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하기에 운동이나 식생활 등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하는 친구와 어울려야 함께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삼인행(三人行)에 필유아사(必有我師)라 하지 않았는가. 그런 친구가 있다면 내 건강도 보장받을 수 있겠다. 건강을 잃으면 하루 아침에 소금기 먹은 배추마냥 금세 기가 죽는다. 
낙천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대화 상대가 없어 고독이나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긍정적인 성격을 가진 친구와 어울려야 밝고 명랑한 생활을 할 수 있다.

웃는 친구와 어울려야 나도 튀밥 같은 웃음을 웃을 수 있다. 긍정의 생각이 긍정인을 만들고,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인을 만든다. 한번 친구를 잘못 사귀면 나도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유머감각이 풍부한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노년의 삶은 무미건조해지기 쉽다. 유머감각이 뛰어난 친구를 사귀면 쾌활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 가끔씩은 와이담도 하면서 웃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근엄한 몸가짐도 또한 중요하지만 가끔씩은 몸이 허틀어지는 것도 용납하며 살 일이다.

근묵자흑(近墨者黑)이고 근주자적(近朱者赤)이다. 그런 친구를 만나면 내 얼굴도 따라서 밝아진다. 얼굴을 콘크리트처럼 굳게 만들 필요는 없다. 입가에 벙근 웃음꽃은 아름답다.

 취미가 같은 친구가 있다면 좋겠다. 경제적 활동이 줄어드는 노년에는 취미활동이 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다양한 취미를 가진 친구와 어울려야 활동적인 삶을 살 수 있다. 탁구도 같이 즐기고, 바둑도 같이 즐길 수 있다면 좋다. 그렇게 지내다 보면 숨소리만 들어도 친구의 생각을 알 수 있다. 배우자가 아닌 친구와 어떤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향유하지 못하는 축복이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마음이 젊은 친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노년이 되면 마음이 경직되게 마련이다. 마음이 젊고 신세대처럼 행동하는 친구와 어울려야 열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육신 못지않게 마음이 젊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젊음은 육신 이외에 정신면에서도 좋은 일이다. 마음이 젊으면 혈액순환 등 생체리듬도 좋아져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 친구를 만나면 햇볕이 너무 좋아 가슴까지 촉촉해지겠다.

 힘든 상황에서 어려운 말을 해줄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고민이 생겼을 때 언제든지 전화하여 마음을 털어놓거나, 직접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막걸리 한 잔 하자고 전화하면 쉽게 달려 나와 만나주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유안진의 말처럼 저녁을 먹고 나서 허물 없이 찾아가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더욱 좋겠다.

 이성 중에서 평생 해로할 수 있는 친구는 배우자가 아닐까. 아내는 청년시절에는 연인, 중년시절에는 친구, 노년기에는 간호사라고 한다.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싶으면 아내(남편)를 가장 가깝고 친한 친구로 만드는 것이 좋다. 

노년에게 정녕 중요한 것은 어떤 차를 소유하고 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태워주느냐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집의 크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하느냐에 있는 것 같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이 생각난다. ‘새에겐 둥지가 있고, 거미에겐 거미줄이 있듯, 사람에겐 우정이 있다.’고. 

  때로 신록이 우거진 숲속이나 뻐꾸기 울음이 친구보다 더 좋을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그것이 우정만은 못할 것이다. 젊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노년의 삶도 어떤 사람과 어울리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의 방문 빈도수가 달라진다. 나의 일생에 여러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이 죽을 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꼬.(11.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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