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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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있는 삶
  • 이정희 (시인. 수필가. 문학박사)
  • 승인 2021.10.2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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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시인. 수필가. 문학박사)
이정희 (시인. 수필가. 문학박사)

 

서양 사람들은 직장에서 퇴근하면 보통 집으로 돌아와 운동을 하거나 독서를 하고 때로는 텃밭을 가꾸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생활에 익숙해 있다. 즉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은 직장의 부서원들과 회식을 하거나 동창들과 어울리는 등으로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저녁을 함께 하는 경우가 드물다. 직장의 회식자리는 23차 등으로 늦게 헤어지는 것이 일쑤다. 회식이 없는 경우에도 가까운 동료들과 당구를 친다거나 영화를 보는 등 아무튼 밖에서 생활하는데 익숙하다.

그러다가 벌써 2년 가까이 코로나19 때문에 팬데믹 현상이 일어나 직장에서도 거리두기 풍조가 생기면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다 보니 대화는 단절되고 퇴근은 곧장 집으로 돌아오는 모양으로 변화되었다. 따라서 가족들이 함께 저녁을 먹고 가족과의 대화도 많아졌다. 본래의 가족문화가 형성되는 듯 보였다. 심지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외출도 하고 얼핏 보면 단란한 가족의 화합이 있어 보였다. 당연한 현상이고 가정이라는 소중함이 증폭되는 듯 보인다.

우리나라의 문화는 농본주의 문화를 지속해 왔고 비교적 형제자매들이 한집에서 생활하는데 익숙한 문화를 지니고 살아왔다. 심지어 여러형제가 한집에 살면서 형수와 제수씨 등과도 별로 거리낌 없는 처지로 사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였다. 그런데 문화가 발전하면서 농촌인구는 급감하고 도시는 대도시로 탈바꿈해졌다. 따라서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도 서먹서먹한 사이로 변하고 며느리는 아들의 아내일뿐 가족이란 의식조차 희박해진 듯 싶다. 어쩌다 인간도리상 며느리가 시부모를 찾아와도 마치 손님같은 분위기다. 남들이 보아도 누가 딸이고 누가 며느리인지 대뜸 구별이 될 정도로 거리감이 있다.

아무튼 저녁이 있는 삶으로 가정다운 훈훈함을 느끼며 살아왔는데 이제 위드코로나라는 새로운 형태의 질서가 생기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직장에서 퇴근길에 회식문화가 나타날 조짐도 보이고 그동안 만자지 못했던 동창회나 여러 동호인 모임도 잦아질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소위 MZ세대들은 퇴근후의 모임 등에 벌써부터 걱정이다. 하기야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이 우리를 보고 밤 늦께까지 식당이나 주점이 법석이고 길거리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거을 보고 다이나믹 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구문화권에서는 밤이되면 식사를 할 곳을 찾기가 힘들다. 고작 치킨집이나 피자가게 정도가 문을 열고 있을뿐 식당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늦은 밤에도 식당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그러니 외국인들은 편리한 현상이라 느끼게 된다. 여행을 하다 보면 늦은 시간에야 저녁을 먹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극장이며 주점 등 늦은 시간에도 사람등이 많은 것을 보고 서양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제 위드코로나와 함께 또 다시 전과 같은 형태의 시회질서로 돌아가면 역시 가족과 함께라는 가정문화는 사라질것이 자명하다. 그리하여 젊은이들은 미리부터 걱정이고 직장의 회식문화에 대응하기 위해 걱정을 하고 있다. 아무튼 코로나로 인해 만들어진 저녁이 있는 삶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한다. 퇴근 후에 개인들이 누릴 수 있는 여가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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