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가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와 관련, 2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를 하루 앞둔 4일 심야에도 협상을 이어갔으나 절충에 실패함으로써 개정안의 회기내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사실상 정부조직법 개정이 2월 임시국회 회기내에서 실현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포함한 38개의 정부조직 관련법안 처리를 위해서는 8개 상임위 심의에 이어 법사위와 본회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날 중 처리를 위해선 시간적으로 쫒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일에도 협의를 이어가는 여야가 극적인 타결을 이뤄낼경우 상임위 및 법사위 처리를 '속전속결'로 진행한 뒤 오후 늦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5일 공식일정을 잡지 않고 정부조직법 협상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또 새 정부는 이날 출범 후 2주째 정례 국무회의를 열지 못하게 되면서 국정운영 파행사태가 이어지게 됐다.
신의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인 지시는 없었지만 오늘 늦게까지 의원들이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급적 3월 임시국회 소집을 피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오후 늦게까지 협상을 진행했으나 서로간의 이견만 재차 확인한 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이 끝난 뒤 "각자가 당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당에서 의논한 뒤 5일 다시 만나 절충해보기로 했다"며 "합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넘어야할 산이 녹록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5일 합의되면 본회의 처리까지 하려고 한다"고 덧붙여 막판까지 협상의 끈을 놓지 않을 뜻을 밝혔다.
여야는 전날 협상에서 막판 쟁점이었던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당초 SO에 대한 법령 제·개정권은 미래부로 넘기고 인·허가권은 방통위에 남긴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전날 심야회동에서 인·허가권 역시 미래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원안 고수 방침으로 급선회하며 협상 분위기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인·허가권을 다시 원안대로 가는 대신 방송 중립을 할 수 있는 특별법을 하나 만들면 안되겠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맞대응 긴급 기자회견이 이어진 것도 회담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 원인으로 꼽힌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야당의 협상태도를 강력 비판하자 이에 대한 민주당내 반발 기류가 협상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희상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 "근본적인 문제는 (청와대가)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것이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민주당 측에서 화가 많이 난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다.
그러나 여야가 협의를 통해 본회의 개의 시간을 늦출수도 있는 만큼 이날 정부조직법 개정안 관련 여야협의 국면은 밤 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이날 최종 타결에 실패할 경우 3월 임시국회 소집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여야는 국정공백에 대한 비판 여론을 고려해 곧바로 집회요구서를 제출한 뒤 이르면 8일, 늦어도 내주 초 회기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대변인은 "3월 임시국회를 소집하는 걸 거의 의견 접근을 했다"며 "오늘(5일) 소집요구를 하면 8일부터는 임시국회가 다시 재개되는데 그 사이에 해결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