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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다
문 희 봉(시인·평론가)  |  sjc@tvsj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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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12  22: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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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희 봉(시인·평론가)

2018년 9월 7일 대전용산고등학교 1학년 5반(반장 이준호) 학생들과 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맑고 초롱초롱한 눈동자와 만나는 순간 내가 그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둘 수 있어 좋았다. 1학년 학생들이기에 교과학습 시간에서 1시간을 할애하여 진정으로 아버지, 어머니께 존경과 감사의 시간을 만들어 가야 되겠다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다.

지금까지 15~6년을 살아오면서 아버지 어머니를 즐겁게 해드린 일부터 발표하게 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생일 선물을 사드렸다. 가끔씩 편지를 쓴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부모님의 얼굴에 꽃이 피게 했다. 늘 건강에 유의하면서 걱정 끼쳐드리지 않았다. 또 슬프게, 언짢게 해드린 일도 발표하게 했다.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자기의 실수로 다쳤을 때 많이 걱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친구와 싸워 일그러진 모습을 보여 드렸다. 등등

그리고는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쓴 ‘내가 받고 싶은 상’이라는 글을 낭독하게 했다. 그 주인공은 전북 부안군 우덕초 6학년이었던 이슬 양이었다. 이 양의 어머니는 딸에게 하루 세 번씩 밥상을 차려줬다. 하지만 지난해 이 양은 어머니를 암으로 여의었다. 이젠 이 양이 어머니를 기리는 제사상을 차려야 한다.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이 양이 쓴 시가 전라북도교육청에서 공모한 ‘너도나도 공모전’ 동시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는데 그 제목이 ‘내가 받고 싶은 상’이었다.

받아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안 해도 되는/ 그런 상/ 그때는 왜 몰랐을까?/ 그때는 왜 못 보았을까?/ 그 상을 내시던/ 주름진 엄마의 손을/ 그때는 왜 잡아주지 못했을까?/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꺼내지 못했을까?/ ‘엄마, 사랑해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편히 쉬세요.’(이슬 양의 ‘내가 받고 싶은 상’의 일부분)

이 얘기를 듣는 동안 학생들의 표정은 숙연해졌다. 내가 엄마를 잃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 내가 엄마를 잃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래서 살아 한 잔 술이 죽어 석 잔 술보다 낫다고 했는가 보다.

그리고는 부모님께 편지를 쓰게 했다.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는 지금까지는 잘해드리지 못했는데 앞으로 잘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가장 받고 싶은 상’이라는 동시를 쓴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이다. 엄마가 하루 세 차례씩 밥상을 차려주셨었는데 지금은 암으로 세상을 떠나셔서 그 앙증맞은 손을 가진 딸이 제사상을 차려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에 비하면 자신들은 얼마나 축복받은 사람인가? 효도는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라는 걸 느끼고 꼭 실천하고 싶다 했다. 부모님을 불편하게 하는 일을 않고, 항상 건강에 유의하면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완수하고 싶다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 어머니께 지켜봐 달라 했다. 말씀 잘 듣고, 일찍 일어나며,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는 그런 아들이 되겠다 했다.

현대사회는 급속한 산업화 과정으로 말미암은 물질 만능주의의 팽배, 인간성 상실, 퇴폐 풍조의 만연 등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문화적 황폐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고 인간의 도덕성을 복원하는 데는 동양의 전통윤리인 효 사상이야말로 가장 적절한 덕목이며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러한 효 사상은 효교육을 통해서 더욱더 효의식을 확충하고 심화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경천애인(敬天愛人)과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정신으로 효 실천에 앞장서 왔으며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21세기 정신문화를 선도할 고귀한 정신과 실천덕목으로 ‘효’를 장려하고 지원하게 되었다.

이러한 국가적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효교육은 구체적 실천을 통해 내면화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의 효를 21세기의 세계적인 정신문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전통의 효에서 벗어나 새로운 효인 ‘효 실천 7대 강령’을 효교육 실천의 핵심으로 가르쳐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효 실천은 '부모 공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것은 이웃에게도, 국가에도, 심지어는 자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경천애인의 실천, 부모·어른·스승 공경, 어린이와 청소년 사랑, 가족 사랑, 나라 사랑, 자연 사랑 및 보호, 이웃 사랑 및 인류 위해 봉사 등이 함께 가르쳐져야 한다.

인성교육 중 가장 핵심인 오늘의 효수업은 그런 의미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않았나 자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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