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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화룡점정(畵龍點睛)
코드인사 이말 저말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  kh_yo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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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8.12  21: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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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문재인 정부 2기 내각이 모습을 드러냈다. 언론에서는 이를 가리켜 <결국 밀어붙인 ‘조국 개각’>이라는 헤드(Head)로 장식했다(동아일보). 다른 신문은 ‘법무장관 조국...일방통행 코드인사’라는 제목을 내걸었다(조선일보). 그런가하면 ‘관료·교수, 코드 맞는 인사 중용’이라며 집권 3년차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신문(세계일보)도 있다. 어느 신문 1면에 법무장관 후보자 사무실에 첫 출근하는 모습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사진속의 조국 후보자는 지극히 맹랑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치 ‘코드는 코드’인데 웬 성화냐 하는 눈치 아닌가 싶다. 언론이 주장하는 이른바 ‘코드인사’는 일찍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시절 말단 면서기까지 좌파 인사를 중용한데서 절정을 이루기도 했는데 무엇이 그리 어려우냐며 안면경련을 감추고 있는 듯하다.

게다가 후폭풍이 요란한 ‘윤석렬 검찰총장’ 임명 전후 70명에 육박하는 다수의 유능한 경력 보유자 검사들의 사퇴물결도 코드인사에서 그 원인을 찾게 된다. 대충 15년 이상 검찰 일선에서 수사경험을 쌓아온 베테랑으로 검찰의 허리역할을 지탱해온 일종의 국가자산이 엄청나게 검찰을 빠져나갔다. 적폐청산의 일등공신 윤석렬 사단의 기수파괴 현상이 불러온 악폐가 되고 만 게 아닌가. 직무능력이나 자질과는 상관없이 정치적 이념이나 성향에 맞추어 자기 사람을 임명하는 게 코드인사일진대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인사방식이 아닐진저. 허나 열 사람의 장관급 후보에 대해 청와대는 ‘도덕성을 기본으로 해당분야 전문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한 인사라고 대변인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본시 ‘코드’라는 어휘는 법전을 가리킨다. 규칙이나 규약이나 관례를 뜻한다. 좋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신사도(紳士道)라는 말이 서양신사의 최대명예를 기약하는 결투법(Code of honor)과 상통한다. 그러기에 지금도 법치주의자들의 보물단지인 ‘하무라비 법전(The Code of Hammurabi)은 기원 전 18세기에 바비로니아 왕이 인류역사상 가장 오래된 성문법으로 집대성한 기록일 만큼 위대하고 엄격하고 명예로운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코드라는 글자 자체만으로도 위풍당당하고 절대절명의 위력을 지닌다. 참으로 고상하고 고귀한 말이기에 도덕률(Moral code)은 코드 중에서도 으뜸이 된다.

그러하거늘 우리나라 정치사에서는 코드라는 말이 컴퓨터의 부호처리과정을 집약하는 한낱 기술용어만치의 힘도 없다. 규칙을 엄격히 지키는 결투장의 대결장면 같은 상황에서 보는 멋지고 떳떳한 도덕률과 신사도와는 전연 무관하다. 쓰레기통의 장미만도 못한 천덕꾸러기 용어로 먼지만 뒤집어쓰기 일쑤이다. 이번 장관 후보 발표에 야당은 당장에 ‘협치포기, 신독재 인사, 회전문 인사, 몽니 인사’ 등의 공격포탄을 퍼부어 코드인사를 부정하고 비판하고 힐난하고 있다. 심지어 ‘전쟁 선포 개각’이 아니냐고 꼬집는다. 그러고 보니 앞으로 부득불 정국상황이 최소한 ‘조국 블랙홀’에 빠져들 위험을 경고하는 언론의 관측이 큰소리한다.

이런 참에 극도로 각광을 받는 조국 후보는 정녕 ‘클로즈 업 일등 깜’이다. 그래서 어느 장관보다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게 아닌가 싶다. 그는 개각을 발표하고 4시간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호언장담을 늘어놓았다. “뙤약볕을 꺼리지 않는 8월 농부의 마음으로 다시 땀 흘릴 기회를 구하고자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서해맹산(誓海盟山)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의 사업을 완수하겠다고 다짐했다. 바다에 서약하고 산에다 맹세하는 태도로 열심히 업무를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이순신을 엄청나게 존경하고 추종하는 마음씨는 곱다. 나무랄 데 없는 소리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러다가도 그러면 그동안 다른 장관은 뭘 했던가 묻지 않을 수 없잖은가. 앞 사람들은 공정하지 못한 법질서 그냥 두고 봤던가. 검찰이 얼마나 무능하고 억지춘향 격으로 놀아났기에 개혁이 필요하단 말인가. 법무부는 ’법이 없는 부서‘였기에 혁신해야 마땅할 정도란 말인가. 되레 그 자신이 민정수석에서 곧장 법무장관으로 직행한다는 것이 전형적 코드인사로 낙찰돼버렸다. 어처구니가 없으렷다.

코드에 얽힌 말은 너무나도 많다. 촌평 단평 거리가 수두룩하다. 그 거창한 타이틀에 걸맞는  후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미국의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매우 재수 없는 사람’으로 규정하며 반미 친북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는 개인적으로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이번에 평통 부의장 자리를 차지했으니 꽤 재수 있는 위인임에 틀림없다. 볼턴 보좌관의 대북강경발언을 자주 했다고 해서 ‘한반도 문제에 재수 없는’ 사람으로 몰아치는 몰염치는 코드인사치고는 참으로 졸렬한지고. 자신을 자폭적으로 추락시키는 말을 뱉어 내고 있지 않은가. 무슨 놈의 ‘한반도’인가. ‘반도’는 왜인들이 식민 지배 당시에 애용한 지칭어이다. 꼭 자괴적인 ‘반도’타령이나 읊조리는 말투가 싱겁고 민망하고 또라이 같지 않은가. 위대한 로마는 뾰족한 반도를 영토로 가지고도 ‘이태리반도’라는 단어를 결코 서용하지 않았다. 못난 가난뱅이가 제 집 타령만 한다던가.

어쨌거나 감지덕지해야하는 대선캠프 출신의 이번 전진배치는 아무래도 총선준비완료의 코드로서 분할다중접속(分割多衆接續:디지털 휴대폰의 무선접속방식가운데 하나, 디지털 신호 각각에 코드를 부여해 하나의 채널로 내보낸 다음 이를 받아 각 코드별로 재구성하는 방식)임이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공정성과 사실성이 필수과목이라 할 방송통신위원장에도 좌파 ‘민언련’의 공동대표인 한상혁 변호사를 발탁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열심히 억척추진해온 ‘가짜뉴스’처리를 강행할 것으로 벌써부터 언론계의 깊은 우려가 쏟아져 나온다. 이 코드는 한 변호사가 대전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사실 때문에 이 지방주민의 관심대상으로 부각한 게 사실이다.

그러기에 코드인사는 언필칭 무식하게 ‘내 맴여(My way)’라면 할 말이 없는 게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부른 ‘My Way’가 새삼 귓전에 뜬다. 내가 필요해서, 내가 좋아해서, 내가 믿으니, 내가 알아서 써먹겠다는 건데 코드인사 시비를 내비치는 꼴이 생선가게에서 풍기는 썩은 냄새나 진배없다고 타기해도 별 도리가 없는 게다. 내게 덜컥 얹어놓는 벼락감투를 얼른, 아니 재빨리 내동이치는 양아치도 꼴망태도 없는 바에야 코드인사를 가지고 이말 저말 구차하게 떠들지 말라고 경고할지도 모를지니 괜한 말 삼가는 게 차라리 편할지도 모른다. 애마(愛馬)에게 물을 먹이러 강으로 끌고 갈 수는 있어도 싫다는 말에 물을 억지로 먹일 수는 없다. 서울대 졸업생 중 ‘가장 싫은 사람’ 1위로 추천 받은 사람도 법무장관으로 지명되니 바쁘게 기자들에게 호언장담 환영사, 감사인사를 퍼 올렸다. 아서라, 아무리 싫어도 ‘마이 웨이’, 아무리 좋아도 ‘코드인사’라니 이말 저말 그만두는 슬기를 펼치얼지라.  way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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