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검찰개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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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검찰개혁인가
  • 황대혁 기자
  • 승인 2020.12.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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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어수선하기 짝이 없다. 요즈음의 대한민국 상황이 그렇다. 뒤숭숭한 나라꼴이 흉물이 돼가고 있다. 그 못된 코로나19의 발광이 국민의 불안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는 판에 웬 뚱딴지같은 검찰개혁의 넋두리가 심한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에 온 천지가 갈팡질팡 당황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 각박하고 절박한 지경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무부장관이라는 여자와 검찰총장이라는 사내가 일 년 가까이 아귀다툼을 해왔다. 글자 그대로 악을 쓰고 기를 쓰며 싸움박질을 했다. 검찰의 무소불위 독선을 갈아엎어야 한다고 정부·여당이 입이 부르트도록 독설을 퍼부어댔다.

저간의 싸움판에 보통사람인 국민은 영락없는 구경꾼이 되었다. 최고의 권력기관에서 염치없이 벌어지는 각축전의 관전자 노릇을 해야 하는 선량한 일반 백성은 영문도 이치도 법리도 모른 채 마냥 짜증스럽기만 했다. 정의를 수호하고 실현한다는 법무부(Ministry of Justice)의 우두머리와 법에 따라 행동을 강행하며(prosecute) 기소권을 행사하는 검찰의 수장이 이른바 ‘맞장 뜨기’에 가열차게(?) 덤벼들었다. 정말 가혹하고 격렬한 일대일의 싸움판을 만들어 놓고 ‘치고 받는’레슬링을 연출했다. 어느 누구도 참견하기 어렵고 훈수를 두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여권의 편향적 독설이나 비방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엉뚱했지만 말이다.

문재인 정부가 처음에 지난 정권의 ‘적폐 청산’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윤석열 검사를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를 마다하지 않을 듯한 의지를 강조하며 적폐청산작업을 위임했다. 그 성과는 현저하리만큼 우수하고 훌륭했다고 한다. 윤 총장의 능력과 의지를 테스트한 문통은 바야흐로 검찰의 휘황한 광채를 높이 평가해 줄 참이었다. 그러다 난데없이 검찰개혁의 칼날을 뽑아들었다. 치맛자락에 바람이 휘몰아칠 정도로 검찰개혁의 깃발이 대단하게 휘날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추미애 장관이 전대미문의 갖가지 술수를 동원해서 검찰을 흔들어댔다. 인사권의 남용과 오용이 번개 치듯이 법석을 떨었다.

지난 세월 전례라는 미명을 앞세워 권력을 남용한 검찰의 실체성을 의심하며 혁신의 필요성을 앞세웠다. 그러면서 윤 총장 주변의 검사들을 한 묶음으로 이리저리 흩트려 놓았다. 검찰의 저항도 거세졌다. 그러기에 추 장관의 몰상식 권력행사는 가 일층 맹위를 떨치기에 이르렀다. 열거할 필요도 없이 기가 찰 정도로 악랄하게 윤 총장을 몰아세웠다. 민심은 대통령의 통치력 부재를 탓하는 여론조사가 높아졌다. 윤 총장은 대선후보감으로 첫째가 되었다. 정치를 하겠다는 말은 뻥긋도 하지 않았는데도 국민의 여론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여당의 무뢰한들은 막무가내로 검찰의 중립성을 입버릇처럼 뇌까렸다.

그들이 놀려대는 입버릇처럼 윤 총장이 여론조사기관에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하지 않는다고 성화를 부리는 작태는 그야말로 동키호테식 혓바닥세탁에 불과하지 않은가. 여론은 그대로 여론이다. 사람의 생각이다. 많은 사람이 윤 총장을 대선 후보로 선호한다는 것은 얼마나 장하고 용하고 신나는 휘파람소리인가. 그러나 여론은 어디까지나 여론에 머문다. 그건 그렇다 치고 과연 검찰개혁의 필요성은 어디에서 그 당위성을 찾을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검찰개혁의 키워드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국회청문회의 히어로로 부각되었던 고 노무현 대통령이 처음으로 거론한 ‘맞장 뜨기’장면이 떠오른다. 재임시절 검사들과의 대담에서 검사들의 언짢은 행동에 “맞장 뜨는 거냐”고 소리친 사건이 발단으로 치부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검찰조사를 받았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노무현 가족과 측근에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가 우선 노 전 대통령을 괴롭혔다. 그의 부인 권양숙씨도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조카사위(친형 노건평의 사위) 연철호씨가 박연차 회장한테서 500만 달러를 받았고 딸 노정연 씨가 역시 박 회장으로부터 45만 달러를 받았다는 논란이 있었다. 그런가하면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이 봉하마을 투자 자금 일부를 노 전 대통령에게 뇌물로 줬다는 의혹이 있었고 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권 여사에게 3만 달러 제공 의혹 등으로 노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기 위해 버스로 서울을 드나들었다.

    

그러다 2009년 5월 23일 아침에 수행한 비서한테서 담배를 달래 피우고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부엉이바위에서 투신자살했다. 그의 죽음은 ‘노사모’집단이 ‘노무현 폐족’이라는 이름으로 몰락일로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노무현 키즈’는 소생의 길을 탐색하는 열의를 가지고 재기를 도모했다. 그의 변호사 동료였고 재임 시 비사실장을 지낸 문재인 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자칭 ‘폐족’을 탈피하고 민주화 진보세력으로 규합해 오늘을 성취했다. 그러기에 ‘노무현 폐족’의 결기는 마침내 검찰개혁의 대업을 성취하기 위해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 대행업자가 추미애 장본인 아닌가.

윤석열 총장 찍어내기에 죽자사자하며 치맛자락을 펼쳐대며 온갖 악행을 서슴지 않은 주모자는 사의를 표명했고 늠름하게 대적해온 윤 총장은 여전히 굳건히 ‘법치주의 훼손’을 용납하지 않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많은 국민은 윤 총장에게 “굳세여라 파이팅!”을 합창하고 있다. 검찰조사에 시달린 노무현 측근과 가족의 안위는 뒷전이고 검찰의 힘을 빼어 ‘노무현 폐족‘의 부활을 과시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려고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만행은 역사가 기록하며 고발할 것이 분명하다. 요컨대 ‘노무현 신원(伸冤)’을 위한 검찰개혁은 너무나 졸렬하고 비겁하고 치사하지 않은가. 양심도 격식도 예의도 없이 째째하고 옹졸하기 그지없다. 부디 품위와 인격을 가진 신사의 도리를 지키는 지혜를 갖추기 바란다.

윤 기 한(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 대학원장,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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