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박남주 국장]](/news/photo/202509/80521_82247_477.jpg)
【SJB세종TV】데스크 칼럼=박남주 국장= 하늘엔 창조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들을 위해 만드신 십계명(十誡命)이 있고, 세상엔 국민들이 반드시 준수하며 살아가야 할 ‘민법’과 ‘형법’이 그것이다.
이 뿐 아니라, 자연에도 ‘자연법칙’이 있고, 인간의 사회에도 ‘공중도덕 ’이란게 있다.
그런데 최근 이른바 ‘사이비 교단’인 통일교회 최종 결재자인 한학자 총재가 교도소에 수감됐다. 특별검사 수사 역사상 종교 수장이 구속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재가 윤석열 정권과 정치권에 로비를 한 혐의인데, 정치권과 종교의 유착의혹 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통일교 교리에 따르면 한 총재는 메시아이자, 독생녀로서 신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청천벽력(靑天霹靂)과 같은 일이지만 우리 국민들 눈엔 종교인들이 절대 해선 안 될 일을 저지른 죗값을 받은 것이다.
한국과 미국, 일본 등에서 교세를 확장해 온 통일교에서 교주(총재)가 구속된 건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 1984년 문선명 전 교주가 미국에서 이자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기소돼 미(美) 연방교도소에 수감됐었다.
통일교는 이념적 공통분모를 지진 일본의 보수정당을 정치적으로 지원(고액 헌금)해오다 일본인 통일교도 살인사건과 맞물리면서 폐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일본 포교활동에서도 커다란 위기에 직면케 됐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최근 고액 헌금과 불법행위 등을 문제삼아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해 법원이 해산명령을 판시(判示)한 바 있다.
특검의 이번 조치는 비단 통일교 뿐 만 아니라, 한국 사회의 여러 종교계 전반에 함축된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독생녀 운운하는 교주도 법을 어기면 구속된다'는 사실이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통일교도들의 반응에 종교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충성도가 높은 신자(축복가정)들 보단 초신자(初信者)에 속하는 신도들이 교주의 실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해외 포교의 거점인 일본에서 해산명령을 받은 데 이어 본산인 국내에서조차 교주가 구속되는 일이 잇따르면서 내부에서 후계를 둘러싼 투쟁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는 계속된 악재에 위기감이 높아진 탓이다.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목은 통일교 교주 한 사람의 구속보단 그가 구속에 이르게 된 경위다. 특검이 청구한 영장을 보면 정치자금법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 3~4가지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가 적시돼 있고, 혐의 내용의 본질은 종교집단이 정치권에 줄을 대 이런저런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로비의 실체가 명명백백(明明白白)히 드러난 건 아니지만, 권성동 의원에게 특정청탁과 함께 1억 원을 건네고, 여당 시절 국힘에 통일교 자금이 투입된 사실이 밝혀졌으며, 김건희 씨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특검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유착이 어디까지 그 여향이 미쳤는지 곧 밝혀지겠지만, '통일교 교인들의 집단 입당(入黨)의혹'도 예외가 아니다. 교주가 구속된 이상 ‘정교유착’의 실체적 진실을 향한 수사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비단 통일교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종교와 정치는 반드시 분리돼야 한다. 우리 헌법 20조에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는 종교가 정치에 개입커나, 정치가 종교를 통제하는 것을 막고자 함인데, 지난 정권에서 이러한 정교(政敎)분리의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된게 사실이다.
전광훈 목사나, 손현보 목사 같은 개신교 목회자들은 정교분리 원칙을 무시해가며 보수집회를 주도커나, 특정 대선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한 혐의로 사법처리됐다.
일부 목회자는 특검의 조사를 계속 받고 있다. 그래서 목회자가 강단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과 특정정파에 편역(編譯)드는 것은 반드시 구별돼야 한다.
정교유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종교가 정치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수많은 신도들의 정점에 서 있는 성직자가 특정정파의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할 경우 현실정치의 유권자이기도 한 성도들의 판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검이 통일교 교주를 구속시키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는 데는 이런 문제의식이 작용한 것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근 기독교계의 보수화 움직임과 관련, 종교계의 한 인사는 “설교를 통해 정치이념을 설파하는 건 신앙적이지 않다”며 “설교로 자신의 정치적 편향성이나, 신념을 표출하는 건 정교중립(분리)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누가 봐도 정치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고 직시했다.
'정교유착이 종교적 신념으로부터 동떨어졌다'는 건 이단교파에서 비롯된 정교유착이나, 기성 교단에서 나온 정교유착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하나님의 법, 국가의 헌법, 민법, 상법 등 어떤 법이라도 스스로 솔선수범(率先垂範) 해 잘 지켜야 한다. 특검의 이번 수사가 종교계 전반에 경종(警鐘)을 울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