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게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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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게 인생이다
  • 문희봉작가
  • 승인 2016.04.0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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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봉작가
오늘 아침 TV 방송 프로그램인 ‘황금연못’과 함께 했다.

잘약만이, 짠돌이만이 살 길이었다는 6~70대 신중년들의 체험담이 내 동공을 촉촉하게 적셔 주었다.

초등학교 재학시절 고무신을 신고(그것도 남이 안 볼 때는 벗어들고) 4㎞를 왕복하며 공부했던 일, 자식 운동회 날 흰 브라우스를 사주지 못하고 아빠의 누런 와이셔츠를 입혀 보내고 평생 가슴 치며 살아온 일, 화장지를 쓰지 않고 물로 닦아냈다는 사람, 그 집은 화장지 한 두루미를 가지고 두 달을 쓴다 했다.

방 온도를 한겨울인데도 10~13도로 유지하며 살았던 일, 옷도 보통 16년에서 32년까지 입고 있었고, 보증 잘못 서 주어 있던 재산 다 날리고 나서 식당일 등으로 어깨가 무너져 버린 일, 남편에게 고생시키지 않겠으니 제발 집을 지켜달라 애원했다는 여인, 자기들 방을 신혼부부에게 세 주고 내쫓아 친정으로 가서 눈칫밥 먹으며 영양실조에 걸리고 아이는 패혈증에 걸려 잃었다는 여인, 못 먹어서 유산까지 했는데 그러면 그만이지 무슨 병원에 가냐고 돈을 안 주었다는 시어머니 얘기, 돈이 없어 두 사람이 어렵게 짬뽕 한 그릇을 시켰는데 그것도 먹을 기력이 없어 못 먹었다는 이야기 등 그 얘기를 듣는 동안 나는 계속 촉촉해진 눈동자를 어루만져야 했다.

세월 따라 흘러가는 게 인생이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내일 일을 보장 받을 수 없고, 밤을 새워 고민한다고 해서 나아질 것이 없는 게 우리네 인생이다.

운명은 각자가 마땅히 받아야 하는 자기의 몫이다. 운명의 신은 어떤 이에게는 후하게 한 몫을 주고, 어떤 이에게는 박한 몫을 주기도 한다. 내 몫이 남의 몫보다 적다고, 또는 나쁘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각자가 받아야 하는 운명의 몫이 공평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할 도리가 없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의 몫을 순순히 받을 수밖에 없다. 자기의 몫을 살펴보고 좋은 것이 있으면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인생의 여로이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일은 자기의 삶을 깊이 사랑하는 것이다. 일생에서 단 한 번뿐인 자신의 삶을 선물로 받았기 때문이다.

내 삶은 내 책임과 내 계획 하에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여정이다.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의 삶을 깊이 사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삶이 좋든 싫든 간에 가야 할 길이라면 당당히 걸어가는 것이 좋다.

장미꽃을 보면서 아름다운 장미에 하필 가시가 달려 있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또 이런 험한 가시덩굴 속에서도 아름다운 장미가 피어났다고 감탄할 수도 있다.

아름다움과 추함은 한 공간 안에 존재한다. 행복과 불행은 한 장소에 살고 있다. 세상 모든 만물과 현상은 고정된 모습이 아니라 보는 시각에 따라 변한다. 아름다운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꽃동네로 보이고, 불만스런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안개 자욱한 유령의 도시로 보인다.

    

세상은 전적으로 어떤 마음의 눈으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 녹슨 마음을 깨끗이 닦아낼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밝은 생각,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다.

아직도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다. 모두는 작은 사랑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세상은 사랑으로 넘쳐 난다. 드라마도 영화도 연극도 시와 소설도 음악도 모두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랑이 크고 떠들썩하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꽃이 크다고 다 아름답지는 않다. 작은 꽃들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거창한 사랑보다 작은 사랑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 어제는 지나갔기 때문에 좋고, 내일은 올 것이기 때문에 좋고, 오늘은 무엇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오늘 안에 있는 좋은 것을 받아들이고, 내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하루 하루 새로운 아침이 주어지는 것은 새 기회의 기쁨을 날마다 누리라는 뜻이다. 오늘 안에 있는 좋은 것이 어떤 것인지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하루가 좋아지는 지도 잘 알고 있다. 오늘은 어제를 소중히 여기고 대비하라는 시간이다. 포근한 느낌이 드는 사람, 따스하게 느껴지는 사람, 참으로 산뜻하게 느껴지는 사람이면서 무언가에 홀린 듯한 마음으로 먼 곳에 있어도 늘상 가까이 있는 것 같은 사람을 만남이란 어려운 것인데 그런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 한사람이 있다면 나는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가.

사랑하는 마음을 억누르고만 있을 수 없어서 시린 그리움을 다 풀어놓고 추억으로 남겨놓아도 좋을 이야기들 하나 둘 만들어간다. 스쳐 지나온 세월의 골목마다 언제나 찾아가면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날 수 있도록 작은 우편함 하나 남겨 놓고 싶다.

허전한 빈 가슴을 채워주고 서로 어긋나 괴로운 일 없도록 살려고 한다. 눈시울 뜨겁게 하고, 가슴 뭉클하게 만들어주는 신나는 이야기들을 그려 놓으며 살고 싶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사람들이 그리워지는 삶이기에 다가오는 쓸쓸함이 다 사라지도록 살아가고 싶다.

어려웠던 일은 이제 모두 잊고, 모든 것 다 내어주고, 빈 몸으로 서 있어도 좋을 따뜻한 삶의 이야기들만을 만지작거리며 살아가고 싶다.(12.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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