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안과, 세상에 이런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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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안과, 세상에 이런곳이"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14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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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곳에 가면. 그곳? 그래 그곳,그럴 수밖에 없는 곳. ‘대전 서구 청사로 121 선사클리닉 4층, 6층 월평동 273 전화번호042)-486-2341.‘ 도대체 찾아오는 환자가 얼마나 감당할 수 없이 많기에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을까?

첫째, 전화를 절대 받지 않는다. (042-486-2341.) 토요일이기에 진료를 하는가 싶어서 수 차례 걸어보았지만 받지를 않았다.

둘째, 문을 걸어 잠가놓고 진료를 본다. 전화를 받지 않기에 인터넷에 안내 되어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갔다.11시 10분. 4층과 6층이 명안과로 되어 있었다.

승강기를 타기 위해 4층 버튼을 눌렀다. 작동이 되지 않았다.

6층을 눌렀다 역시 작 동이 되지 않았다.다행히 승강기에서 내리는 손님이 있어 기다리던 손님들과 함께 승강기에 올랐다. 4층 누름 버튼을 눌렀으나 역시 작동이 되지 않았다.

6층도 마찬가 지였다.5층 버튼을 누르고 계단을 이용해서 내려갔다.

계단 통로를 이용하는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에는 「평일은 6시, 토요일은 1시 30분에 접수 마감됩니다. 진료가 마감되었으니 문 두드리지 마십시오.」 -명안과-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다.

평일은 6시, 토요일에는 1시 30분에 접수 마감하니 그 시간이 지나면 문 두드리지 말라는 것인지, 아니면 오늘은 접수 마감되었으니 문 두드리지 말라는 것인지 우선은 헷갈렸다.

그러나 한 번 다시 읽어보면 오늘은 접수마감 되었으니 문 두드리지 말라는 표현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왜냐하면 토요일에는 1시 30분에 접수 마감한다 해놓고 그 사이에 ‘오늘은’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 이런 어법도 모르는 사람이 의사 면허를 받아서 진료를 보고 있다는 말인가? 다시 1층으로 몇 사람이 걸어서 내려오며 안으로 통하는 비상구를 층마다 열어보았지만 모두가 잠겨있었다.

마침 1층에 약국이 있었다. 약사 선생님께 물어보았다. “명안과 진료 하느냐”고. 안과만 문 열었다는 것이다.

    

다시 5층까지 올라가 계단을 이용해 4층으로 내려왔다. 역시 안으로 통하는 문은 닫혀있었다. 하는 수없이 계단을 이용해 내려오고 있는데 60쯤 되어 보이는 여자 손님이 화를 내며 내려오고 있었다.

‘문 잠가 놓고 영업할 것 같으면 간판은 뭐하러 걸어, 그저 간판 없이 하지. 이런 건 sns로 소문내서 손님들 못 오게 해야 돼.’ 화가 풀리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갑짜기 의사를 만나고 싶었다. 얼마나 손님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기에 돌아가는 손님들 마다 불평불만인가?. 다시 4층에 올라가서 문을 두드렸다.

대여섯 번 반복했는데도 안으로 잠겨진 문은 열리질 않았다. 함께 올라온 젊은이가 내 대신 문을 두드렸다. 취학전 어린 아들을 데리고 있었다. 두드리는 손에 힘이 있었다.

열 차례 이상 두드렸을까, 문이 열렸다. 그런데 간호사나 직원이 열어준 게 아니라 환자로 오신 손님이 열어줬던 것이다. 20여 명의 환자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정말 목에 힘줄만 했고 갑의 횡포를 부릴 만 했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긁어모은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았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럼, 세금은?’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이곳에 히포크라테스의 선서 같은 게 뭐 필요 있으랴 싶었다.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나의 은사에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나의 양심과 위엄으로써 의술을 베풀겠노라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나는 인류,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문과 제네바 선언 그러나 명안과 의사들이여! 이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모두 잊었다 하자.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치지 않아도 좋다.

양심과 위엄으로 의술을 베풀지 않아도 좋다. 더구나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지 않아도 좋으며,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지 않아도 좋다.

병원으로 통하는 문만이라도 잠그지 말아야 환자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게 되는 것이며, 승강기에 ‘오늘은 환자가 많아 더 이상 접수를 받지 않겠다’고 안내 문구라도 적어놓는 배려쯤은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럴 수밖에 없다” 그 말뜻은 ‘환자들이 몰려오는데 어쩌란 말이냐? 누가 오라고 했냐?’는 의미가 내포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명심하라. 그 말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그대들 앞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걸. 필자 주(註) -위 내용은 2016년 5월 14일 담당 의사의 확인을 받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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