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 읽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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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안 읽는 한국
  • 문희봉(시인·수필가·평론가)
  • 승인 2016.05.2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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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희봉(시인·수필가·평론가)

독서는 외모는 아름답게 꾸미는 일은 못하더라도 내면으로 아름다운 향을 지니게 한다. 꿈을 가진 자는 반드시 성공한다. 그 꿈을 독서를 통해 세울 수 있다. 세상에 독서만큼 위대한 재능도 없다.

대한민국이 책을 읽지 않는 나라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하루 평균 책 읽는 시간은 6분이란다. '책을 10분 이상 본다.'는 사람도 전체의 10%뿐이란다. 지난해 국내 성인 독서율은 65%.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의 성인 독서율은 86.8%였다.

독서의 퇴보와 부재(不在)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지식 기반 경쟁 사회에서 개인과 국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지금 선진국들은 앞다퉈 '읽기 혁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영국은 전국의 모든 아기에게 책 선물을 해주는 '북스타트(BookStart)'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동도서관 버스를 운행하는 핀란드는 책이 사람을 찾아간다.

우리 국민은 '대학 입시'라는 관문을 일단 통과하면 읽기 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한다. 고교생에 해당하는 17~19세 한국인의 읽기 능력은 여전히 높아, 일본에 이어 세계 2위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한 이후인 20세부터 순위가 급격히 떨어져 핀란드·일본·네덜란드에 이어 5위 안팎으로 떨어진다.

많이 읽어야 성공한다는 공식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사회에 나가서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나는 확신한다. 다독(多讀)을 하면 독해력, 기억력, 추론 능력, 창의력 등이 복합적으로 발달하는데 이는 사회와 직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필수적인 능력들이다. 책을 읽는 것이 곧 성장기 아이들의 지능을 좌우하고, 어른이 됐을 때 성공의 지름길로 작용한다. 독서는 창의력을 발달시킨다. 독서가 라이트 형제에게 비행기를 만들게 했다. ‘사람도 새처럼 자유롭게 날 수 없을까?’라는 고민을 독서가 해결해 주었다. 아인슈타인에게 상대성 원리를 발견하게 한 것도 독서였다. ‘빛의 속도로 달리면 사물은 어떻게 보일까?’라는 의문을 독서가 해결해 주었다.

거듭 말하거니와 한 나라와 사회의 독서 습관이 나라 전체의 부(富)에도 영향을 준다. 세계 어느 문화권에서도 아동 교육에 투자했을 때 GDP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릴 때 수학(修學) 능력을 기르는 독서 습관이야말로 아이들 교육에 투자하는 셈이 되고, 결국 사회 전체를 잘 살게 하는데 기여한다. 독서가 개인의 발달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사회와 나라의 경제 수준을 확실하게 끌어올린다.

독서를 못 하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에 근접하지 못하며, 일부는 자퇴하고 졸업에 실패하는 등 학업을 중단하기도 한다.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 실패한 학생들은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타인의 상황에 공감하고 이해하는 능력도 떨어진다. 독서를 안 하는 사회를 빨리 진단하고 바로잡지 않으면, 인간 능력은 점점 퇴화하게 된다. 국가정책으로라도 이끌고 나가야 하는 주요 이유이다.

    

활자로 된 책을 많이 읽어야 두뇌가 발달한다. 인간이 아름다운 이해력을 지켜가려면 디지털 화면과 거리를 두고 책의 세계에 빠져야 한다. 독서율이 하락하면 그 사회 인적자원의 혁신·창의성이 함께 떨어진다. 책을 읽지 않는 사회에서는 선진국 진입은커녕 현 수준의 국가 경쟁력도 유지하기 어렵다.

우리가 책은 많이 안 읽으면서 노벨 문학상은 여전히 바라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많은 학생이 책 읽기는 시간 낭비이고, 그 시간에 수학 문제 하나 더, 모의고사 문제지 한 장 더 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2015년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주요 30개국 가운데 1인당 책 읽는 시간이 가장 짧은 걸로 나타났다니 창피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영국 같은 나라에선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보고, 휴양지에서도 책을 읽는 게 일상화돼 있는데, 우리는 지하철에서든 휴양지에서든 대부분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을 잔다. 한국인이 너무 바쁘고 경쟁적인 일상에 치여, 깊이 생각하고 사유해야 하는 책 읽기는 부담스러워하고,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 등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소설이나 교양서적 등 서적 구입에 국민이 쓴 돈은 가구당 월 6,952원에 불과했다니 말문이 막힌다. 지상에서 가장 훌륭한 양식은 책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손에서 책을 놓으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변화를 추구하는 당신이여! 성공을 향해 힘찬 닻을 올리는데 조금의 망설임도 보이지 말자.

독서와 사색을 즐기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그런 사람한테는 항상 배울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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