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도 제창도 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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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도 제창도 하지 않겠다.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6.05.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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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누가 뭐래도 ‘임을 위한 행진곡’ 만큼은 독창은 물론 합창도 제창도 하지 않을 것이다.
이유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왜 만들어졌고 왜 불려지게 되었는가? 이 노래는 1991년 남측의 소설가 황석영과 북한의·리춘구와의 공동 집필로 작사되어 영화 '임을 위한 교향시'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고, 북한의 혁명가요집에도 실려 있다. 그래서 부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과거 70년대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이금희의 '키다리 미스터김', 송창식의 '왜 불러' 등이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유신 정권 체재 아래서 강력히 단속하는 가운데도 이 노래를 불렀던 나다.

 황석영이 어떻게, 왜 방북했는지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가 왜 이 노래 가사(歌詞)말을 지었는지도 구태여 알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북한의 혁명가요집에 실려 있는 이 노래가 남한에서 정권의 향방을 저울질하는 잣대로 이용되고 있으며 때로는 종북 좌파성향의 인물들이 머리띠 질끈 동여매고 경찰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팰 때 불러대는 노래이기에 거부감이 오는 것이다. 그래서 뼛속 깊이 보수의 성향이 짙은 나로서는 나노미리(nanomilli)도 허용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왜 종북 좌파 성향이 짙은 이 노래를 불러 내 소중한 벗들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비아냥을 받을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종북 좌파가 아니다. 우리 부모님이

종북 좌파가 아니었고, 나를 가르쳐주신 모든 선생님들이 종북 좌파가 아니었다.
 아래 제시되는 시는 시인 김소영이 첫 등단 작품으로 발표된 줄탁동기(啐啄同機)라는 시 내용 전문(全文)이다.

 

이 어미도 태어날 때부터 / 어른도 / 엄마도 /아니었다.
그러기에 / 나도/ 어미닭이 되기도 하고/ 병아리가 되기도 한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찾아 헤매는 / 병아리의 마음을 갖기도 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 어미닭의 마음을/갖기도 한다

너를/ 헤아려 줄 수 있는/ 너의 / 손을 잡고 기도해 줄 수 있는
조금의 도움이 되고픈 맘 뿐이다. / 너와 내가 / 줄탁동기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것을/ 감사하며 살아가련다.

                         -김소영,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인연-

    

엄마는 밖에서 쪼고, 새끼는 안에서 응답하며 귀한 생명이 탄생한다. 그리고 엄마는 호소한다.
「너를 헤아려 줄 수 있고 너의 손을 잡고 기도해 줄 수 있는, 조금의 도움이 되고픈 맘 뿐이라」고. 필자도 부모님의 이러한 간절한 맘과 선생님들의 진실된 가르침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 가르침은 확실한 국가관이고 나라사랑 그것이었다.

그런 결심을 갖고 살면서 6,25한국 전쟁을 겪었고, 그들이 하는 인민재판을 보았다. 아들이 아버지를 고발하여 재판을 받게 하는 인민재판, 말이 재판이지 그것은 재판이라는 미명아래 주민들에게 공포를 조성해주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끼가 세상 밖으로 나와 보니 엄마보다도 더 잘생긴 오리도 있고 거위도 있을 때 그 엄마를 버리고 오리나 거위를 따라간다면 그를 바라보는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줄탁동기의 인연' 그 자체가 깨지게 되고 가정은 파괴 되고 마는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반드시 기념곡으로 지정해야만 하는가? 기념곡으로 지정한다고 해서 부르기 싫은 사람까지도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노래는 감정에 의해 표출되는 것이기에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지난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5·18 기념식에서 '국가보훈처장이 문전박대당하고, 황교안 총리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2014년 당시에도 정홍원 총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거기에 참석했던 정치인들은 입을 모아 합창을 해댔다. 정치인들이 합창했다고 해서 이 노래를 기념곡으로 지정하라는 것도 큰 오산인 것이다. 그들은 싫더라도 남이 보는 앞에서니까 포장을 해야 한다.

그래야 박쥐처럼 살아남기도 하고 표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애국심은 철저히 포장된 그것 이외는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종교를 갖고 있지 않는 그들이 부처님 앞에 무릎 꿇었다거나 하나님 앞에 와서 머리를 조아렸다 해서 그들을 불교신자로 보거나 기독교 신자로 보아서는 큰 착각인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이런 자리에 오면 남보다 더 큰소리로 외쳐 댈 것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국가 기념곡으로 지정이 되면 최소한 초·중·고 음악 교과서에 실을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는 기초가 될 수도 있다. 국가에서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후에 오는 폭풍을 헤아려 본다면 너무나 끔찍한 쓰나미가 휘몰아치게 될 것이다.

김정은이는 이를 어떻게 악용할 것이고, 종북 좌파세력들은 이 노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며 아직 성숙된 판단력을 갖지 못해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겐 어떤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인가?
「너를/ 헤아려 줄 수 있는/ 너의 / 손을 잡고 기도해 줄 수 있는」어미의 간절한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것인가?

  그래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그들만의 노래로 끝나야 하는 것이다. 강요하지 말라.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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