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음악계의 지남차(指南車), 오케스트라 ‘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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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음악계의 지남차(指南車), 오케스트라 ‘상록’
  • 김용복 / 극작가
  • 승인 2016.07.0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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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

상록 오케스트라 제111회 정기연주회에서 앵콜송으로 연주한 찬송가 413장 가사이다. 사랑하는 네 명의 딸들이 여객선의 침몰로 대서양 바다 가운데 수장되자 이곳을 찾아와 절규하며 몸부림치다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깨닫고 평안하다고 울부짖는 노랫말 속의 주인공 호래시오 스패포드. 미국인 변호사.

대전문화예술의 오랜 역사를 간직한 오케스트라가 왜 앵콜송으로 찬송가를 택하였을까? 더구나 불교의 국가 태국 왕실에서 해군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및 지휘를 맡고 있는 그를 모셔다가 지휘를 맡기고, 그런 그가 찬송가를 택하여 앵콜송으로 화답하다니.
그렇다면 그가 413장을 작사한 미국의 변호사인 호래시오 스패포드가 대서양 한가운데서 네 명의 딸을 잃고 ‘주님 왜 저에게 이런 고통을 주느냐’고 절규하는 아버지 심정을 헤아리기라도 했단 말인가? 아니면 울부짖으며 매달리는 그에게 편안한 마음을 갖게 했던 하나님의 마음을 은혜로 깨달았단 말인가? 불교 국가에서 자라고 어려서부터 불심을 배우며 자란 그가 어찌 고통 속에서도 은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움을 알았겠는가? 어쨌든 이날 연주는 이렇게 관객의 마음을 은혜로운 감상에 젖게 하며 막을 내렸다.
훌륭한 기교였고 멋진 연출이었다. 불교국가의 지휘자를 내세워 관객의 마음을 한곳으로 몰아 끝을 맺는 동형춘 단장의 지혜. 그리고 내 마음은 편안하다고 역설적인 절규를 토하는 딸 잃은 아비의 마음을 현악기와 금관악기의 조화로움을 이용해 관중의 심금을 울리게 하는 연출자의 멋. 모차르트나 멘델스존, 차이코프스키의 명곡들이 동형춘 단장의 연출의 멋에 가려 그늘 속으로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이 밤, 내 마음 편안하다고 하소연하는 관현악의 선율에 도취돼 모처럼 편안한 맘으로 집에 오게 되었다.
상록 오케스트라!
오늘 밤 이 연주가 111회였다니?
그렇다면 대전의 클래식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 하기에 충분하지 않겠는가?

동형춘 단장의 말에 의하면 상록오케스트라는 클래식음악과 현악교육의 저변확대를 위해 1975년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음악모임을 갖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조직되었다 한다. 또한 상록오케스트라는 고품질의 클래식음악 연주단체로서 정기 연주회 110회를 비롯하여 초청연주 수 백회, 교회연주, 해외연주, 교도소, 양로원, 병원, 시설, 군부대 등 문화 소외지역의 자선연주를 해 왔으며, 문화와 평화의 메신저로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 했다. 그동안 우수한 음악 인재들을 배출하였으며, 해마다 재능이 뛰어난 영재들을 오디션을 통해 선발, 상록오케스트라와 무료협연의 기회를 주는 한편, 연주자 발굴 및 음악인들의 활동 기회를 부여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는 예술의 다양한 장르와 소통을 모색하며 국가와 지역의 음악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하니 과연 대전 음악계의 지남차라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특히 이번 연주회에 협연으로 출연하여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작품 64’를 협연해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던 중3 학생인 고은서 양도 상록음악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태국 왕실에서 초청하여 연주를 한 경력이 있다했다.

    

그 외에도 국제문화교류를 통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와 고품질 클래식 음악을 공유하며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어 21세기가 요구하는 세계평화와 번영과 화합을 이루고 있으며 한민족의 정체성과 동질성 회복을 위한 해외 동포 교류연주회를 방콕, 베이징에서 가졌고, 미국, 이태리 등의 연주가 계획되어 있다고 하니 상록음악인들의 자존심 또한 짐작할 만하다.

이번 연주회는 태국왕실 해군음악학교 군악대의 지휘자인 나롱 대령을 본 공연 상록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의 객원지휘로 초청하여 고전음악의 대표인 모차르트와 독일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곡가 멘델스존, 그리고 러시아 고전주의 음악을 완성한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였는데 아쉬움이 있다면 지휘자로서 보여야할 ‘신들림’ 즉 어깨 들썩거리고 머리가 선율에 따라 까딱 거리고 끄떡거림이 없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휘자는 신(神)이 들려야 한다. 그래야 음악 감상의 묘미가 살아나는 것이고 그의 신들림에 도취되는 것이다.

단장이면서 지휘자인 동형춘은 감정 표현을 고도로 절제하여 세련된 음악적 색체를 구사하는 지휘자로 소문나 있다. 감정을 절제하는 대신 음악을 색으로 표현하여 마치 음악의 연금술(鍊金術)사라 일컬을 만큼 음악을 다루는 재능이 탁월한 지휘자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바이올린)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 빼스까라 아카데미 지휘과 디플로마 이후, 이탈리아 레스피기 음악원과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지휘과를 수료하였으며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음악원에서 지휘과를 수학하였다 하니 대전을 대표하는 음악인 최남인 교수, 오케스트라의 연금술사 고영일 등과 함께 대전을 대표 할만한 지휘자라 하겠다.

그의 이런 이력으로 보아 1983년 대전시립교향악단 초대 악장을 시작으로 대전시립 교향악단 전임 지휘자가 되기까지 대전음악의 역사와 같은 길을 걸어온 동반자이자 오랜 친구라 일컫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 생각된다.

대전 음악계의 지남차(指南車) 역할을 다하고 있는 상록 오케스트라!
그 역할을 기대해보는 것도 또한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2015, 5, 16 상록 오케스트라 111회 공연을 감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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