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특권이 너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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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특권이 너무 좋네
  • 문 희 봉(시인·평론가·컬럼리스트)
  • 승인 2016.07.0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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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희 봉(시인·평론가·컬럼리스트

의원들이 이런 특권을 누리고 살고 있다니 그곳은 유토피아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허리 굽고 주름으로 도배한 노인이 손수레에 박스를 가득 싣고 가야 고물상에서 2~3,000원 받는다는 데, 점심도 라면 하나로 때운다는데,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

국회가 열리는 날,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면 참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원들을 자기들 하수인쯤으로 생각한다. 인격이고 뭐고 없다. 그냥 다그친다. 호통 친다. 학벌이나 가문이나 자기들보다 좋으면 좋았지 못한 사람들이 없을 터이다. 다만 현재의 위치가 그렇다고 앉아서, 서서 당하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의원들 앞에서 곤욕을 치르지 않으려면 아무리 말 안 되는 소리에도 무조건 "예, 예." 하면서 "의원님의 고견을 적극 반영토록 노력하겠습니다." 해야 한다. "그건 그렇지 않다."고 했다가는 온몸에 피멍이 든다. 이런 걸 배워서 그런지 처음에는 지방의회 의원들도 무보수로 봉사하겠다고 하던 사람들인데 이제는 상전으로 군림한다. 참 안 됐다.

독자님들, 잘 새겨보시기 바란다. 나라보다 정파(政派), 전체보다 자기 개인을 앞세우며 품위·예의와도 담을 쌓은 한국 의원들은 다음과 같이 살고 있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속이 터진다. 연봉은 1억 4,000만 원 정도인데 이건 일부라 한다. 4급 보좌관 2명, 5급 비서관 2명, 6·7·9급 비서 각 1명, 인턴 2명의 연 인건비가 4억 5,000만 원 정도다. 이 비서진이 정말 무얼 하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 보좌관들의 기용이 친인척이어서 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딸에, 사촌에, 조카에, 남편까지 골고루 포진됐다. 한심한 일이다. 45평 사무실 운영과 차량, 정책 자료 지원 경비가 1년에 9,000만 원이 넘는다. 연 450만원까지 항공·철도 요금을 지원받는다. 상임위원장은 매월 1,000만원이 따로 나온다. 그래서 상임위원장을 하려고 목을 매나 보다. 여기에 후원금을 1억 5,000만원까지 모아 쓸 수 있는데, 선거가 있는 해엔 그게 3억 원으로 늘어난다. 때마다 개인 얘기 등을 적은 책으로 출판기념회를 열어 돈을 받는다. 돈 먹는 하마다. 그것뿐이 아니다.

시찰 명목의 해외여행도 국민 세금으로 간다. 공항 귀빈 주차장에 내려서, 귀빈 전용 통로로 가서, 귀빈실에 앉아 항공사 접대를 받는다. 출입국 절차와 보안 심사는 사실상 생략이나 마찬가지다. 외국 공항에 내리면 현지 대사관에서 나와 극진히 모신다. 이 과정에 조금이라도 기분 나쁜 부분이 있으면 난리다. 이런 의전에 유독 민감하다.

19대 4년 임기 동안 의안 처리 건수는 몇 개 안 된다. 발의만 해놓고 싸움질만 했다. 최악의 국회로 평가 받는 이유다. 그래도 19대 때엔 그 전에 등장하던 해머 같은 무기(?)는 없었다. 정기회나 임시회 중계를 보면 자리를 지키는 의원들이 몇 안 된다. 그나마도 졸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잡일을 한다. 그러고도 정부 인사나 실업팀 수장들을 불러놓고 혼내는 데는 참피온 수준이다. 그 자리가 만년 자기 자리인 줄 착각한다. 사람 대우를 안 해 준다. 그들을 본받아 지방의회 의원들도 호통 치는 데는 이골이 났다. 이권에 개입하여 검찰에 불려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안다. 막말은 또 얼마나 잘 하는가. 막말 때문에 혼이 났다가도 얼마 지나면 유권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모든 것을 까맣게 잊는다. 그리고는 다시 당선시켜 준다.

    

공무원, 사립학교교직원들이 연금을 많이 받는다고 그들이 깎아 내렸다. 그리고 군인연금은 뭐가 켕기는지 손도 안 댔다. 그들은 지금도 매년 물가상승률에 의해 얼마씩 연금이 오르고 있다. 40여 년 공직 생활하면서 근근이 저축한 것과 같은 돈이다. 그걸 왜 생긴 지 몇 년 안 된 국민연금과 비교하는가. 그리고 자기들은 며칠만 의원 생활했어도 그만 둔 뒤 백여 만원의 연금을 받도록 법을 만들어 놓고 시행 중이라니 기도 안 찬다.

지난달 각 당 초선 당선자 합동 연찬회에서 초선들은 300m를 버스 6대로 이동했고, 카펫 깔린 출입문으로 들어와 불과 한 층을 올라가느라 엘리베이터 3대를 독점했다. 일반인은 본청 정문 옆에 딸린 작은 회전문으로만 다녀야 한다. 의원은 예비군 훈련, 민방위 훈련 모두 면제다. 불체포특권·면책특권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구속됐을 때도 수당이 지급된다. 시간 늦었다고 경찰을 동원해 막혀 있는 지방 국도를 역주행한 의원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얼마 전 KBS가 선진국 중에서도 국민 행복도 1위라는 덴마크의 정치를 잠깐 소개했다. 의원 3분의 1이 자전거를 타고 등원했다. 자전거엔 짐칸, 아이 태우는 칸 등이 붙어 있다. 다른 의원들은 소형차를 직접 몰고 왔다. 의원 2명이 작은 사무실과 비서 한 명을 공동으로 썼다. 좀 큰 당 대표실은 의원들 손님 응접실로도 쓰였다. 하루 평균 12시간 일하는 의원들 가방 안엔 야근용 속옷이 들어 있었다. 의사당 밖에서 초등학생들 집회가 열렸는데 지나가던 총리가 즉흥 연설을 한다. 총리는 거기 있던 한국 방송 카메라 앞에서 즉석 인터뷰도 했다. 상임위원회 사무실에 위원장 자리도 따로 없다. 다 섞여 앉는다. 이렇게 일하고 기본급은 800만~900만 원 정도라고 한다. 다른 특권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의원수도 확 줄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인원이 필요 없다. 의원수가 많아야 나라가 발전하는가? 국민 무서운 줄 알도록 지금부터 하나하나 손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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