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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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는 삶
  • 문 희 봉(시인·평론가)
  • 승인 2016.10.1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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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희 봉(시인·평론가)

일본 사람들의 교육방식은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친구와 싸움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어머니는 상대방 아이의 집을 찾아 사과하도록 가르친다. 그런 연후에 상처를 치료해 주고 지초지종을 묻는다.

일본에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한두 달 동안 예절교육만 한다. 우리의 문자 치중 교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일본인들의 3대 장점으로 얘기하고 있는 것들은 첫째가 정직하다는 점이고, 둘째가 남에게 폐 끼치기를 싫어한다는 점이며, 셋째가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점으로 우리가 본받아야 할 덕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우리는 나라 전체가 과잉보호의 숲으로 드리워져 있다. 싸움에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목소리도 커야 한다. 부모는 자식들에게 이런 내용들을 일상생활 속에서 의도적(?)으로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아이들이 누군가의 도움을 받고도 고마움을 표시할 줄 모른다. 그런 것들에 대하여는 가르침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스튜디어스의 글이 내 가슴을 짓눌렀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서비스를 잘 해주어도 고맙다는 인사를 할 줄 모른다고 하는. 얼굴 가득 진달래 빛 미소를 머금고 베푸는 서비스를 받고도 고마움을 표시할 줄 모른다고 한다. 왜 그럴까? 다른 나라 사람들과는 달리.

나약한 생각의 싹을 처음부터 잘라버려야 하는데 인정이 많다보니 그대로 놔둔다. 모든 것을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갈 수 있는 독립심을 일찍부터 길러주어야 하나 그러하지 못한다.

우리 이웃들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도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머리가 좋다. 몇몇 기사들이 세계 바둑계를 완전 석권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증명이 되는 얘기다. 그러나 지식은 풍부하나 지혜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곧잘 듣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인정도 많다. 가여운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지하철을 타보면 쉽게 입증된다. 하모니커 연주를 하면서 한 바퀴 도는 맹인의 플라스틱 바구니가 금새 가득 차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효심은 얼마나 강한가. 살아생전은 물론이고 명절에 차례를 지내고 돌아가신 날을 기려 제사 모시는 것을 보면 증명이 된다.

그리고 뭐든지 빨리 빨리 해치운다. 능력이 그만큼 많고 좋다는 얘기가 된다. 부실공사가 많은 이유는 절대로 서둘러서가 아니다. 비리가 개입되어서라면 몰라도.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고 영국 대문호 세익스피어는 일찍이 갈파했다. 어머니 품속에서 젖을 먹고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이 있다. 교육은 어머니로부터 시작되는 것이기에.

이스라엘 어머니들은 자식들을 냇가에까지 데리고 나가서 산 교육을 시킨다. 그곳에서 고기는 잡아주지 않고 고기 잡는 법만을 가르친다. 어떻게 하면 빠른 시간 안에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는가를 가르친다.

또 옛날 스파르타의 어머니는 전쟁터에 나가는 아들에게 짧은 칼을 주었다. 아들이 긴 갈을 달라하면 어머니는 아들에게 ‘칼이 짧으면 남보다 먼저 한 발짝 빨리 나가라.’고 했다. 우리의 어머니들이라면 어땠을까.

열 마디 잔소리보다 한 대의 매가 훨씬 효과적일 때가 있다. 감정에 이끌려 남용하지 않고 적절하게 사용된다면 매처럼 사람을 반듯하게 일으켜 세우는 것이 또 있을까. 맞는 자식보다 때리는 어머니 마음이 더 아플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면 자신도 부모가 되었을 때 늘 매를 가까이 둘 것이다

    

교사의 체벌을 폭력사고로 간주하여 없애야 한다는 극소수의 지론은 한두 명의 군인이 총기사고를 냈다고 해서 군인들에게서 무기를 회수해야 한다는 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는 논리다.

매를 맞으면 우선을 아프지만 먼 훗날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 환산 불능의 효과가 있음을 요즘 젊은 엄마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보약이 지나쳐 자식 망쳤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어왔으나 그들은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어릴 적부터 헌신적으로 잘 해준다. 아니 자신의 모든 걸 다 바쳐 해준다. 모든 건 엄마가 미리 알아서 다 해주니 아이는 자기중심적일 수밖에 없다. 참고 기다릴 줄 아는 훈련을 시킨 적도 없다. 남의 입장이 되어보는 체험을 해 본 적도 없다. 고생이 뭔지도 모른다.

그러니 남에 대한 배려가 있을 턱이 없다. 자기만 좋으면 그뿐 제멋대로다. 인간관계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제 손으로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점점 의존적인 사람으로 변한다.

무조건 덮어주고 감싸주는 것이 사랑은 아니다. 잘못된 행동은 고쳐주고 잘한 행동은 칭찬해주어 올바른 수용태도를 키워줘야 하는데 우리는 그걸 잘 못한다.

우리나라 제일의 대학이라고 일컫는 모 대학교 교무처에 자식들의 학기말 고사일정을 묻는 어머니들의 전화 문의가 쇄도한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둘밖에 없는 소중한 자녀, 어떻게 키울까?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울 수는 없을까? 자아를 존중하고 모든 일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으로 자라나게 할 수는 없을까? 실수(패)에 대하여는 긍정적인 방법으로 논의하여 실수를 통해 한 단계 높은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가르칠 수는 없을까? 모든 일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줄 수는 없을까?'하는 의문 부호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중국에서도 이른바 ‘소황제(小皇帝)’들이 이기적이고 의존적이며 나약한 성품으로 자라나고 있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 있다.

우리 사회의 폭력성, 자기중심적인 문화, 향락과 타락, 인간성 상실, 더 나아가 만인과 만인의 투쟁으로 ‘무한 갈등’을 펼치는 오늘의 현실도 집집마다 독불장군으로 자라나게 하는 환경에서 기인한 자녀들의 정신상황과 전혀 무관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가르쳐 놓고 효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다. 정신적, 신체적, 경제적인 독립심을 키워주지 못하고 무슨 효를 기대하랴?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라는 말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 세상에 너밖에 없다고 키워놓고 무얼 요구하는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어찌 부모를 생각할까.

‘좋은 열매를 맺으려고 서두르지 말고, 먼저 좋은 나무가 되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의 모범이 앞서야 바른 가정교육이 될 수 있다.

자업자득(自業自縛)이란 말의 참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식을 교육시키는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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