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인생의 스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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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인생의 스승
  • 文 熙 鳳(시인·평론가)
  • 승인 2017.01.1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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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熙 鳳(시인·평론가)

가끔 ‘세상에서 나의 진정한 스승은 누구일까?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에 잠길 때가 있다. 곰곰 생각해 보면 나의 스승은 참 많았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와서 ‘그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호승 시인은 ‘상처가 스승이다’란 시에서 ‘친구는 한 사람이면 족하고, 두 사람이면 많고, 세 사람이면 불가능하다.’고 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인생의 스승은 어버이, 선생님, 책 등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살아갈수록 그것들만이 아니란 생각이 든다. 요즈음 언제나 나를 가르치는 것은 말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숨은 능력’이 있다. 그 숨은 능력을 발견하는 경우 쾌재를 부른다. 극심한 고통과 한계상황을 거치면서 비로소 내 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잠재력이 밖으로 솟구쳐 오르게 된다. 숨은 능력을 찾아내는 것은 재발견이다. 생에 최고의 순간이다. 그건 시간이 찾아준 능력이기에 값지다.

풀리지 않는 일에 대한 정답도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찾을 수 있었고,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의 메시지도 거짓 없는 시간 속에서 찾았다.

시간은 언제나 나에게 스승이었다. 어제의 시간은 오늘의 스승이었고,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스승이 되어 주었다. 가장 낭비하는 시간은 방황하는 시간이었고, 가장 교만한 시간은 남을 깔보는 시간이었으며, 가장 통쾌한 시간은 승리를 하는 시간이었다.

오늘도 지인 중 한 사람이 고희를 앞둔 나이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방황하지 아니하고, 남을 깔보지 아니하면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면서 얻어낸 결실이기에 더욱 값진 것이다. 얼마나 통괘, 상쾌, 유쾌할까?

생각해 보면 가장 지루한 시간은 기다리는 시간이었고, 가장 서운한 시간은 이별하는 시간이었으며, 가장 비굴한 시간은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 시간이었다. 나도 애인을 기다려 보았고, 이별의 쓴 맛도 보았다. 본의 아니게 변명을 늘어놓기도 했다.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지루하다.

그것도 일이 분, 아니 십여 분이 아닌 한두 시간이라고 생각해 본다. 나태주 시인은 ‘그래도 인생은’이라는 시에서 이 세상 소풍 끝내는 일은 슬프고 안타깝고 허무하고 후회막급한 일이라고 했다. 이별은 정말 슬픈 일이다. 상대방은 들은 척도 하지 않는데 나 혼자만이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참으로 비굴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어, 그래, 그렇지.’ 하는 추임새 없이 나 혼자만 말하는 것은 정말 비굴한 일이다.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은 최선을 다한 시간이었고, 가장 기분 나쁜 시간은 모욕을 당한 시간이었으며, 가장 기분 좋은 시간은 성취를 한 시간이었다. 최선을 다한 결과는 아름답다. 그것이 비록 현란한 무늬는 아닐지라도 말이다. 아무 잘못도 없이 왕따 당하고, 모욕당하는 일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위험천만한 절벽을 외 밧줄을 타고 올라 정상에 도달했을 때의 쾌감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인생 성취의 한 단면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한 번 시작하면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또 넘어지면 다시 일어난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 시간을 맛깔스럽게 이용한다.

가장 달콤한 시간은 일한 뒤 쉬는 시간이었고, 가장 즐거운 시간은 노래 부르는 시간이었으며, 가장 아름다운 시간은 사랑하는 시간이었다. 열심히 일한 뒤의 휴식의 달콤함이란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은 모른다. 가끔씩 노래방에 가서, 아니면 방송을 통해서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부르는 시간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 연인과 같이 호숫가를 거닐며 달콤한 속삭임의 사탕을 녹일 수 있는 시간은 또 얼마나 행복한가.위기와 기회는 한 몸이다. 사이 좋은 쌍둥이처럼 붙어 다닌다.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절망할 필요가 없다. 위기를 더 좋은 것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부여받고 태어났다. 기회는 항상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사람의 몫이다.

난 언제부턴가 흐르는 시간을 통해 삶의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미소 짓는다. 큰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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