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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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개도 우수가교"(逢山開道 遇水架橋)의 교훈
  •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6.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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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군대는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행군하는 법이다. 진흙 구덩이쯤 만났다고 행군을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흙을 나르고 섶을 깔아 구덩이를 메우고 행군하라.”

‘삼국지연의’ 적벽대전에서 유비에게 패한 조조가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던 중 부하들에게  호통을 치며 한 말이다.

또한 이 말은 2016년 7월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결정 이후 처음으로 만난 윤병세 외교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이는 자리에서 윤병세 외교장관이 왕이 부장에게 한 말이기도 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봉산개도 우수가교’와 '추신지불(抽薪止沸) 전초제근(剪草除根)’을 인용해 분기충천해 열변을 토하던 왕이 부장의 입을 막았던 것이다.

 외교 이야기 나왔으니 고려시대 외교관 서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서희야 말로 우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외교관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서기993(성종12)년 거란이 고려를 침략했을 때 거란 장수 소손녕과의 외교담판으로 전쟁을 막고, 강동6주를 되찾은 이야기는 우리 후손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서희 외교의 성공은 국제관계는 물론 국내 정세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상황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려주고 있다. 이야기 계속 해보자.

80만 대군을 이끌고 온 소손녕은 위협적으로 서희를 압박했다.

소손녕: 먼저 대국의 귀인에게 절을 올리는 예를 갖추어라!

이 같은 적장의 행동에 서희는 크게 노하면서

서 희: 무슨 말인가? 신하가 임금을 대할 때 뜰에서 절하는 것은 예법에 있는 일이나, 양국의 대신이 대면하는 좌석에서 절을 하는 예는 없다! 고 하며 숙소로 돌아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에 소손녕은 서희의 인품을 비범하게 여겨 겸손한 태도로 자신이 대군을 이끌고 출병한 의도를 설명했다.

소손녕: 그들은 신라 땅에서 일어났고 고구려 땅은 우리 소유인데도 그대들이 침략해 차지했다. 또 우리와 국경을 접하고 있으면서도 오히려 바다 건너 송나라를 섬기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늘의 출병이 있게 된 것이다.

서 희: 우리나라는 바로 고구려의 후계자다. 그러므로 나라 이름을 고려라 부르고 평양을 수도로 정한 것이다. 또 경계를 가지고 말하자면 귀국의 동경이 마땅히 우리 영토 안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대가 어찌하여 침범했다는 말을 할 수 있는가? 귀국과 조빙이 통하지 않는 것은 여진 때문이다. 만약 여진을 몰아내고 우리의 옛 성을 돌려주어 성과 보루를 쌓고 도로를 통하게 해준다면 어찌 조빙하지 않겠는가?

    

 서희의 대답에 소손녕은 만족하고 돌아갔다. 외교인 것이다.

 필자가 말하는 윤병세 장관과 서희 외교관.

그들은 청렴하고 담대하며 원칙에 충실한 인물들이다. 상대의 무례한 언행을 세치 혀로 막은 사실은 그가 청빈하고 강직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부동산 투기나하고 위장전입을 하여 국민들로부터 빈축을 샀다면 이런 힘이 나왔겠는가?

 필자는 이 두 외교 인물들을 통해 외교적 능력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는 거란보다 더 강력한 강대국들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 사드 미사일 문제 말고도 문제가 되고 있는 한미 FTA협상, 한일 어업협정, 위안부 문제, 북핵 해결 등 많은 대외적인 협상이 산적해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 앞에 숙명처럼 쌓여있는 외교 문제

‘아궁이 장작불을 빼면 물을 식힐 수 있고, 풀을 없애려면 뿌리를 뽑아야 하지만 [추신지불(抽薪止沸) 전초제근(剪草除根)], 외교에 있어서는 ‘산을 만나면 길을 내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는 [봉산개도(逢山開道) 우수탑교(遇水搭橋)]'기술도 필요한 것. 윤병세 외교장관은 이 말을 인용해 사드 문제에 불만이 많던 왕이 외교부장의 입을 다물게 했다.

참으로 협치를 주장하는 문대통령에게 서희나 윤병세 같은 인물 어디 없을까?

조빙[粗氷]

신하가 임금을 뵙는 것과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서로 사신을 보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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