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강사 순이와 함께 웃음 팡팡, 행복 팡팡
상태바
노래 강사 순이와 함께 웃음 팡팡, 행복 팡팡
  • 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8.03 0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당화 피고지는 섬 마을에
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
철새 따라 찾아온 총각 선생님
19살 섬색시가 순정을 바쳐
사랑한 그 이름은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구름도 쫓겨 가는 섬마을에
무엇하러 왔는가 총각 선생님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 선생님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떠나지 마오.

대전 서구 신갈마로 102번 길, 갈마 노인회관.
매주 수요일 11시만 되면 30여 명의 노인들이 유명 가수 순이와 함께 덩실덩실 노래와 춤으로 즐겁다.
1967년도 어느 섬엔가에 발령받아 그토록 열아홉 살 순이를 애타게 했던 총각선생님. 섬마을을 떠나지 말라고 김용복 / 극작가, 칼럼니스트간절히 하소연 했는데도 그는 섬색시 순이를 떠나 이곳에 와서 유명 가수인 순이와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 20대 초반이던 처녀들은 이제 70대 후반으로 접어들어 허리도 굽고,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진하게 묻어나는 데 노래의 주인공 선생님은 아직도 총각으로 남아 이곳 할머니들과 함께 즐기고 있다.
80이 다 된 어르신들에게도 순정이 있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까?
정말 손주마저도 다 자라버린 할머니들에게도 사랑이 있을 수 있을까?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사라진지 오래인 그들에게도 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솟아날 수 있을까?
1967년 이경재가 작사하고, 박춘석이 작곡하여 이미자의 목울대를 통하여 전국에 울려 퍼져 국민의 가슴을 울게 했던 섬마을 선생님. 그러나 이곳에선 집시스타일의 노래 강사 순이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이들과 어우러져 흥을 돋우고 있었다. 노래 강사 순이의 선창에 따라 그들의 어깨는 들썩이고 손바닥은 공중을 부양하며 어깨의 선율과 응덩이의 들썩거림은 참으로 ‘흥’ 그 자체였다.
‘내 나이가 어때서“를 불러야 어울리는 노인들에게도 총각 선생님과의 애틋한 사랑이 솟아날 수 있을까? 꿈같은 이야기이고 이제는 현실에서는 문을 닫아버린 남의 이야기였을 것이다.
그러나 여기! 대전 서구 신 갈마로 노인 회관 노래교실에서는 명품 노래강사 '순이'가 섬마을 처녀가 되어 자기가 못 이룬 사랑을 이곳 할머니들에게 심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살포시 번지는 사랑이 아니라 서로 마주 대하며 행복과 즐거움을 전달하는 사랑을. 그래서 모두가 신이 났고 함께 했던 필자도 어깨춤이 절로 나왔다.
섬마을에 갑자기 나타나 열아홉 살 순이를 애타게 했던 총각 선생님.
이제는 전국 어느 섬에를 가도 찾아볼 수 없는 추억의 선생님이 되고 말았다. 새 생명의 울음소리가 끊긴지 이미 오래 되었기 때문이다. 가지 말라고 그렇게 애원했것만 그는 떠났던 것이다. 그래서 여기 갈마동 노인회관에 불쑥 나타나 당시 열아홉이던 처녀들과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래강사 순이는 이런 할머니들의 멈춰버린 사랑의 가슴을 두근두근 설레게 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내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고 서글픈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그러면서도 죽더라도 원이 없게 춤이라도 추고 싶다고 하소연 하고 있을 때 그들의 가슴을 활짝 열어젖히게 했던 것이다.
그 갈망하던 사랑이, 이제는 도저히 잡을 수 없던 사랑이, 섬마을 선생으로 인하여 현실로 나타날 때 왜 이제 왔느냐고 하소연이라도 하고 싶었을 게다.
궁금했다. 이제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맺음 해버린 이들 할머니들이, 정말 그토록 사랑을 하고 싶었을까? 그랬을 것이다. 그들이 바라는 사랑, 그것은 노년의 여인으로 변신해버린 여성으로서의 아쉬움이요 출가한 자녀들의 버팀목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며 살아가는 어머니로서의 하소연이었을 것이다. 어디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 때 마음까지야 늙게 만들었으랴?
나이 들어가는 걸 인정하기 싫은, 그래서 엄마도 아니요 아내도 아닌 이들 ‘어머니’와 ‘할머니’들. 그리고 건망증과 외로움에 서글픈 어르신들. 그래서 이들은 노년기 고민을 극복하기 위하여 이곳에 모였을 것이리라.
한번 와보라 여기, 갈마아파트 노인회관, 우울증이 어디 있고 치매가 어디 있으랴. 90분 내내 웃음천국이요, 헬스장이며, 엔돌핀이 팍팍 솟는 순이의 노래교실인 것이다.
-본 칼럼은 본 보의 편집 방향과는 관계 없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대통령 윤석열이여, 더 이상 이재명의 꼼수에 속지 말라
  •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먼저 보라
  • 천하장사, 이봉걸 투병 후원회 동참
  • 세종시(을) 강준현 후보여 떳떳하면 직접 검찰에 고발하라
  • 제22대 총선의 결과와 방향은?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