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봉사를 실천하는 박재훈 씨
상태바
참봉사를 실천하는 박재훈 씨
  • 文 熙 鳳 (시인·평론가)
  • 승인 2017.08.13 2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文 熙 鳳 (시인·평론가) 
간디는 ‘봉사를 위해 보낸 삶이 오직 열매 맺는 삶이다. 봉사 생활은 예술의 최고봉이며 진정한 환희다.’라고 했다. 봉사의 포괄적 개념은 참다운 나눔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기부하거나 개인적인 시간을 쪼개어 사회 필요한 곳에 따스한 눈길과 손길을 나눠주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봉사가 아직 생활화되어 있지 못한 것 같다. '봉사'라 하면 어딘가 마음이 무거워지고 부담감이 든다. 봉사의 개념도 다소 왜곡되어 있는 것 같다. 여름방학 때 농촌에 가서 땀 흘려 일하는 것만이 봉사인 줄 알거나, 어깨띠를 두르고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려야 봉사가 되는 줄 안다.
봉사라면 무슨 큰 선심이나 쓰는 걸로 알기도 한다. 물론 그런 것도 봉사이긴 하나, 봉사가 실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버스 안에서 무거운 가방을 받아 주는 것, 길을 묻는 사람에게 잘 찾아가도록 일러주는 것, 관청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친절히 서류를 처리해 주는 것, 초등학교 어린이가 벙어리 저금통을 깨어 성금을 내는 것 등 이 모두가 봉사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생활 속의 봉사, 내게 있는 것으로 이웃을 위해 정성스런 마음으로 나누어주고 도와주는 것이 참된 봉사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본시 정에 약하다. 어려움을 당한 사람을 보면 옷을 주어 입히거나, 불러다가 한 술 먹이거나 하며 위로해 주었다. 봉사는 정성과 진심이 따라야 좋다.
봉사는 또 소문 내지 않고 남이 모르게 하는 게 좋다. 봉사는 사랑에서 시작된다. 남을 위해 나를 내주는 사랑이다. 그래서 봉사는 헌신이요 희생이라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항상 행동의 기준은 내 쪽이 아니라 남에게 있다. 내가 귀찮더라도, 때로는 손해가 되더라도 남에게 도움이 된다면 도와주는 게 봉사이다. 영국의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도 ‘작은 봉사라도 그것이 계속 된다면 참다운 봉사’라고 했다.
  나의 헬스는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계속된다. 집에서 헬스장까지는 약 1㎞쯤 된다. 그 거리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휴지와 오물을 줍는 사람이 있다. 미화원이 아니다. 그 거리에 널브러진 것들을 줍는데 소요되는 시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는 일곱 시 경에 헬스장에 도착한다. 그가 지나는 자리에는 소공원도 있다. 소공원도 그가 지나가면 화장을 한 아줌마 얼굴같이 말끔해진다. 일 년 삼백육십오 일을 한결같이 한다. 그가 하는 일은 자영업이다. 그렇게 아침 봉사를 하고, 헬스를 하고 사업장으로 나간다. 내가 알기로는 그렇게 십 년 이상을 해온 것 같다. 내가 모르는 것까지 합하면 아마도 셀 수 없는 햇수가 될지도 모른다. 거기에다 그것 말고도 다른 봉사도 많이 할 것 같다.
하루는 헬스장에서 어디에 살고 이름은 무어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왜 그러느냐고만 할 뿐 알려주지 않는다. 아침마다 그렇게 장시간 봉사를 하고 있으니 이름이라도 알고 싶어 묻는다고 했다. 그래서 알아낸 것이다. 더 이상은 알려주지 않는다. ‘다른 데 쓰려고 하는 게 아니고 좋은 일을 하고 계시기에 다른 사람들도 알았으면 해서 그런다.’ 해도 막무가내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사람 만나기도 쉽지 않다. 문화동 센트럴파크 2단지에서 출발해 글꽃초등학교 앞 소공원을 한 바퀴 돌아 문화동 119 안전센터 앞, 문화마을 아파트 앞, 기독교연합봉사회관 별관에 위치한 헬스장까지 오는 길은 이분의 선행으로 하여 늘 깨끗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참 거룩한 이름을 가졌다. 그의 이름은 ‘박재훈’이라는 분이다. 센트럴파크 2단지에 산다.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내 가슴은 비밀스런 즐거움으로 높다랗게 고동치기 시작한다. 이런 사람이 진짜 작품을 남기는 사람이다. 이름 없이 살고 있는 사람이다. 머리의 논리는 당연히 어려운 이를 도와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지만 가슴과 행동이 따라주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창시절에 수재 소리를 듣던 이는 사회에 나와서 별 수가 없고, 놀기 좋아하던 이가 뒷날 크게 성공하는 예를 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후자가 남을 위하는 법을 더 많이 터득하고 실천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조심스런 결론을 내려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목민(牧民)의 방법을 알고 실천한 안철수 의원
  • 대통령 윤석열이여, 더 이상 이재명의 꼼수에 속지 말라
  • 자신의 눈에 있는 '대들보'를 먼저 보라
  • 천하장사, 이봉걸 투병 후원회 동참
  • 세종시(을) 강준현 후보여 떳떳하면 직접 검찰에 고발하라
  • 제22대 총선의 결과와 방향은?
    • 본사 : 세종특별자치시 한누리대로 234 (르네상스 501호)
    • Tel : 044-865-0255
    • Fax : 044-865-0257
    • 서울취재본부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2877-12,2층(전원말안길2)
    • Tel : 010-2497-2923
    • 대전본사 : 대전광역시 유성구 계룡로 150번길 63 (201호)
    • Tel : 042-224-5005
    • Fax : 042-224-1199
    • 공주취재본부 : 공주시 관골1길42 2층
    • Tel : 041-881-0255
    • Fax : 041-855-2884
    • 중부취재본부 : 경기도 평택시 현신2길 1-32
    • Tel : 031-618-7323
    • 부산취재본부 : 부산광역시 동래구 명안로 90-4
    • Tel : 051-531-4476
    • 전북취재본부 : 전북 전주시 완산동 안터5길 22
    • Tel : 063-288-3756
    • 법인명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 제호 : 세종TV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세종 아 00072
    • 등록일 : 2012-05-03
    • 발행일 : 2012-05-03
    • 회장 : 김선용
    • 상임부회장 : 신명근
    • 대표이사: 배영래
    • 발행인 : 사)한국불우청소년선도회 대전지부
    • 편집인 : 김용선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선규
    • Copyright © 2024 세종TV.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ae129@naver.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