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조은아/ 시인
모처럼 하늘이 파랗게 열린 날
나는 송장처럼 누워있었다
왜 이렇게 살고 있는가 괴로워하면서도
살아있는 것이 다행이고
반드시 오래 살기를 기도했다
이쯤 뜨거운 눈물이 흘러야하건만
이젠 그도 부질없는 듯
다물지도 감지도 못하는 귀로 들이치는
비명같은 잡음들
사이사이 들리는
작은 새의 지저귐 소리가
어릴 적 어느 일요일 아침 잠결에 들리던
젊었던 아빠의 휘파람소리인 듯
-2017년 1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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